최병욱 한밭대 총장

코로나19로 어려운 상황에서도 우리 대학생들은 미래를 고민하고 취업을 준비하느라 바쁘다. 취업을 준비하는 많은 대학생들은 소위 기본 스펙을 맞추려고 노력한다. 학부성적, 공인어학성적, 그리고 자격증 등이 소위 스펙에 해당한다고 할 수 있다. 학생들은 이 스펙을 맞추기 위해 어학연수나 사설학원을 다니는 등 많은 노력을 기울인다. 그러나 사실 요즘 많은 기업들은 단지 스펙으로만 직원을 선발하지는 않는다. 혹시 스펙이 기본 요건을 만족하는 기준이 될지는 모르지만 궁극적으로는 직무역량을 기반으로 선발한다. 스펙의 하나인 학부성적도 기준으로서 인정받지 못하는 세상이 되었다. 삼성은 몇 년 전부터 졸업학점 최저 기준을 없앴고, 소프트웨어 관련 기업들은 대부분 학력조차 묻지 않는다. 학력보다는 코딩을 얼마나 잘하는지 그 실력을 확인하려고 한다. 공기업들은 모두 NCS기반 블라인드 채용방식을 사용한다. NCS란 국가직무능력표준으로 직장의 직무에 대한 역량을 표준화해서 제시한 것이다. 즉 공기업은 채용분야의 직무역량이 있는지 없는지를 평가하여 채용한다고 할 수 있다.

그렇다. 요즘 기업의 직원 채용 기준은 담담 업무를 얼마나 잘 수행할 역량을 가지는지 아닌지 하는 것이다. 한국직업능력개발원은 대학생이 갖추어야 할 핵심역량(K-CESA) 6가지를 제시하고 핵심역량 진단평가를 실시하고 있다. 6가지 핵심역량은 의사소통역량, 대인관계역량, 글로벌역량, 종합적사고력, 자기관리역량, 자원·정보·기술의 활용역량 등을 말한다. 이에 따라 우리 대학들도 학생들에게 이와 같은 역량을 강화할 수 있는 교육체계를 갖추어나가고 있다. K-CESA 이외에도 흔히 언급되는 21세기 인재가 갖추어야 하는 역량으로는 흔히 4C가 언급된다. 4C는 ‘21세기 학습을 위한 파트너십’이라는 비영리 단체에 의해 2002년 처음으로 제시된 4가지 역량을 말하는데, 이는 의사소통, 협동, 비판적 사고, 창의성을 의미한다. 4차 산업혁명 및 코로나 사태 등으로 급변하는 세상에서 이 4가지 역량은 꼭 필요한 것으로 여겨진다. 요즘 사회에서는 혼자보다는 팀원들과의 협력과 소통이 필요하고, 새로운 발전적 대안을 제시하기 위한 비판적 사고와 창의성이 필요한 시대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최근에 한 포럼에서 스탠포드 대학의 폴 킴 교수는 4C만으로는 부족하며 2C가 더 필요하다고 지적하였다. 이분이 이야기하는 2C는 연민과 헌신이다. 연민으로 해석한 compassion은 소위 측은지심 또는 사랑이라고도 할 수 있으며, 헌신이라고 한 commitment도 의지를 가진 적극적인 행위라고 할 수 있다. 그렇다. 아무리 똑똑하고 창의적으로 여럿이 문제를 해결한다고 하여도 그것이 우리 사회를 따뜻하고 이롭게 하는 것이 아니라면 무의미한 것이다. 연민과 헌신이라는 2C는 똑똑한 사람보다는 지혜로운 사람이 더 필요하다는 뜻을 의미하는 것이 아닌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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