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랑 끝 대전 소상공인·상인들
없는 손님 마저 줄어들까 걱정
재난지원금 효과도 잠깐일 뿐
“코로나19 사태 종식만이 살 길”

▲ 26일 오후 1시경 찾은 대전전통시장. 김장철임에도 불구하고 비교적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사진=조선교 기자
▲ 26일 오후 1시경 찾은 대전전통시장. 김장철임에도 불구하고 비교적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사진=조선교 기자

[충청투데이 조선교 기자] “이젠 언제 끝날 지 기약도 없어 보여서 더 고통스럽네요. 이미 매출은 반토막 상태인데 (거리두기 단계가) 2단계로 격상되면 시장 찾는 사람은 더 줄겠죠.”

26일 오후 1시경 대전전통시장에서 만난 견과물·제례용품 상인 오모(69) 씨는 코로나19(이하 코로나) 여파에 지난 대목 특수조차 누리지 못했다며 이같이 토로했다.

그는 한산한 시장거리에 시선을 두면서 “음력 10월에 하는 시사(5대 이상 제사)도 다들 거르면서 물건이 반도 안 나간다”며 “지난 확산 때(1·2차 유행)도 한두 번 휘청했는데 앞날이 캄캄하다”고 덧붙였다.

전국 각지에서 500명에 달하는 확진자가 발생하면서 전국 단위의 거리두기 단계 격상이 거론되자 지역 소상공인과 시장상인들이 두려움에 떨고 있다.

이미 2~3월과 8~9월 두 차례 찾아왔던 코로나 유행 당시 큰 고비를 겪은 데다가 현 시점에서도 지난해 동기간 만큼 상황이 회복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대전지역 소상공인 시장경기 동향조사를 살펴보면 실제 경기 체감지수(BSI)는 1월 67.4에서 2~3월 1차 유행 당시 각각 38.4, 33.0으로 곤두박질 쳤다.

이후 4월 70대를 기록한 뒤 점차 회복세를 보였지만 수도권발(發) 확진자가 지역을 강타한 9월에는 48.2로 급감했다.

이러한 BSI 지수는 2015년을 표본추출틀을 기반으로 100 이상은 경기 호전, 100 미만은 경기 악화를 의미한다.

9월 이후 체감지수는 다시 회복세를 보이며 70대로 올라섰고 이달 전망까지 94.8 수준으로 증가했지만 앞으로 전개될 상황은 여의치 않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매월 전망치는 체감지수를 앞질러 80~90 수준을 기록했지만 대유행 전후 체감지수는 전망치보다 40p 가량 감소해 큰 차이를 보였기 때문이다.

이같은 양상은 전통시장 부문에서도 유사하게 나타났으며 대전 뿐만 아니라 충남도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전망과 체감지수가 큰 폭으로 오르내리는 상황은 실제 현장의 고충으로도 이어졌다.

이날 한민시장에서 만난 육류 상인 김모(66·여) 씨는 “김장철이라 손님이 잠깐 늘어난 거 같지만 앞으로가 큰 일이다. 외식이 줄다보니 납품도 꾸준히 힘든 상태에서 안 좋은 상황이 반복되니까 끝이 보이질 않는다”며 “재난지원금도 잠깐 뿐이지 효과가 없었다. 코로나가 끝나는 길만이 살 길”이라고 토로했다.

이틀 전 공무원이 방역 수칙을 안 지킨 채 코로나에 걸릴 경우 문책한다는 경고에 지자체와 인접한 식당가도 점심 무렵 비교적 한산한 모습을 보였다.

대전 중구청 인근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60대 A 씨는 “평소면 한두 자리 남을 시간인데 이젠 그 반대”라며 “공무원이 많이 오다보니 예전에 크게 터질 때도 손님이 좀 줄어든 적이 있다. 단계가 격상된다면 당연히 더 힘들어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선교 기자 mission@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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