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투데이 김희도 기자] 대학수학능력시험을 8일 앞두고 충북지역 학교에서 연이은 코로나19 환자 발생으로 교육·보건당국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25일 충북도교육청에 따르면 청주의 모 고교 3학년 A군이 이날 오전 가족 3명과 함께 확진 판정을 받았다. A 군은 기숙사 생활을 했으며, 다음 달 3일 수능을 치를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학교의 기숙사에는 100여명이 생활하는데, 3학년 수험생은 13명인 것으로 파악됐다. 다행히 3학년은 '1인 1실' 생활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방역당국은 A 군의 아버지가 지난 14∼15일 천안의 지인 모임에 참석했다가 감염돼 다른 가족에게 전파한 것으로 보고 있다. 따라서 A 군이 지난 주말 집에 다녀온 뒤 감염됐다면 학내 전파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역학조사 결과에 따라 추가 감염이나 자가격리 대상 확대 등이 우려된다.

이 학교 재학생은 980여명이다. 1∼2학년은 등교수업을 했지만, 3학년은 수시모집 원서접수를 마감한 이달 초부터 원격수업으로 전환했다. 따라서 최근 학교에 나온 3학년은 기숙사를 쓰는 13명을 비롯해 20여명이고, 이들은 교실 3곳에서 원격수업과 자습을 병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학교 관계자는 "다행히 3학년 등교생은 20여명에 불과하다"며 "점심식사 때 다른 학년의 접촉자가 있는지 등을 집중적으로 살피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도교육청은 수험생 감염 등에 대비해 청주의료원 병실 3곳에 시험장을 마련했다. 또 자가격리자를 위해 청주, 충주, 제천, 옥천 4곳에 별도의 시험장을 준비해놨다. 한범덕 청주시장도 고3을 포함한 일가족 확진과 관련, '시민에게 드리는 말씀'을 발표하고 총력대응을 당부했다.

한 시장은 "해당 학교에 선별진료소를 설치해 200여명을 대상으로 진단검사를 진행할 계획"이라며 "학교 측과 긴밀한 협조로 학교 및 지역사회에 추가 감염자가 나오지 않도록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제천에서도 초등생 1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또 제천지역 고3 학생이 확진자가 나온 가족 김장 모임의 접촉자로 분류돼 교육당국을 긴장시켰으나 다행히 음성으로 판정됐다. 24일 청주에서는 고교·중학생 남매가 확진 판정을 받은 경기도 평택의 친척과 접촉한 것으로 알려져 해당 학교들이 등교중지 조치를 했다. 이들 학생도 진단검사에서 음성으로 확인됐다. 지난 23일에는 단양군의 한 초등학교 방과후 교사가 확진 판정을 받아 전교생이 진단검사를 받기도 했다. 음성군에서는 지난 18일 고등학생 B군이 확진돼 인근 학교 8곳이 등교중지 조처됐다. B 군과 같은 반 학생 1명도 추가 확진판정을 받았다. 지난 16일에도 음성군의 초등학생 1명이 양성으로 확인돼 학교 11곳의 등교수업이 중단됐다.

학생들의 코로나19 감염과 노출이 잇따르자 충북도교육청은 각급 학교에 철저한 위생수칙 준수와 소독 등의 방역 강화를 지시했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코로나19 확진자와 접촉자가 산발적으로 나오더니 결국 고3 수험생 확진자가 발생했다"며 "수능을 앞두고 가장 우려했던 상황이 터진 만큼 방역을 대폭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희도 기자 huido0216@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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