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우 YTN 충청본부장

강남좌파(江南左派). '강남'은 서울 강남을, '좌파'는 'Leftist'를 말한다. 그렇다고 강남에 사는 좌파라는 뜻이 아니다. 강남은 '강남 지역민의 사회경제적 신분과 위치'를 상징할 뿐이다. 강남 지역주민들은 소득과 학력이 다른 지역보다 높은 편이어서 상류층에 속한다. 이처럼 상류층에 속하면서도 상류층과는 걸맞지 않게 프롤레타리아적 특성이 있는 사람들을 지칭해 '강남좌파'라 한다. 일반적으로 고소득이고 고학력이면 정치적 성향이 좌파적, 급진적, 진보적 등보다 우파적이고 보수적 특성이 강하다. 이런 상식을 깬 모순적 정치 성향을 지닌 집단이 바로 '강남좌파'다. 이처럼 물질과 의식이 따로국밥이기 때문에 가진 자의 위선이나 허위의식으로 비난을 받기도 한다. 하지만 최근 들어 '강남좌파'는 한국 사회의 새로운 계층으로 분류되고 있다.

'강남좌파'는 2005년 전북대 신문방속학과 강준만 교수가 범여권 386세대 인사들의 자기 모순적 형태를 비꼬는 말로 쓰이면서. 이후 학계와 언론계에서 회자하기 시작했다.

보수적인 공화당보다 진보적인 민주당을 지지하는 고학력, 고소득 지지층을 일컫는 미국의 '리무진 리버럴(Limousine Liberal)’이 강남좌파와 비교된다. 우아하게 샴페인을 마시면서 사회주의와 진보적 가치를 운운하는 유한계층인 영국의 '샴페인 사회주의(Champagne socialist)'나 럭셔리 레스토랑에서 값비싼 캐비어를 먹으면서 진보적 좌파의 가치를 주장하는 프랑스의 '캐비어 사회주의자(Gauche caviar)'도 강남좌파와 같다.

우리의 '강남좌파'. 입으로는 진보를 외치지만, 속으로는 자신의 기득권과 기회를 독점하고 자본주의적 시장경제 체제에 편승해 이득을 취하고 있음을 '강남좌파'의 현실이 아니라고 부정할 수 없다. 이들은 좌파 성격과는 거리가 멀게 혁신이나 개혁을 추구하지 않는다. 오히려 엘리트 순환의 수호신으로 역할을 한다. 이제 그들은 프롤레타리아의 옷을 입은 부르주아지다. 진정한 사회개혁에는 관심이 없다. 오로지 개인적이거나 소속 집단적 이해관심으로 똘똘 뭉쳐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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