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명수 충남도립대학교 사무국장

정보기술 혁명으로 세상 돌아가는 속도가 무척 빨라졌다.

인간 삶의 속도는 불과 100여년의 짧은 기간에 극적으로 변했다. 농경사회에서 우리는 1년 12달이라는 자연의 속도에 삶을 맡겼다면, 산업화 시대에는 하루 24시간 도시의 리듬에 따라 삶을 재편했다. 하지만 디지털 시대는 1분 1초의 단위로 살아가야만 생존할 수 있다.

유례없는 지식과 정보혁명은 전에 없던 새로운 인간의 탄생을 요구하고 있다.

경제학자 조셉 슘페터가 말했던 '창조적 파괴'가 우리의 일상으로 도래했다. 디지털 시대의 지상명령은 낡은 모든 것을 파괴하고 새로 혁신하라는 말로 집약된다. 아마도 이 시대에 변하지 않는 것은 지속해서 변해야만 한다는 사실뿐일지 모른다.

우리는 디지털 시대의 한복판에 서 있다. 아무리 잔인한 시대라 할지라도 우리는 주어진 삶을 살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하며, 이를 위한 사회적 체질 변화도 서둘러야 한다.

무엇보다 디지털 시대는 '지식-정보의 민주화'가 요구된다. 지식-정보가 독점되거나 특정 집단에게만 허용되는 방식은 우리 사회의 다양성과 역동성에 독이 된다.

우선 지식과 정보에 대한 독점과 폐쇄성을 개방과 투명성으로 바꾸는 일이 선행돼야 한다. 또 국민 누구라도 큰 비용을 들이지 않고 자신에게 필요한 새로운 지식과 정보를 발견하고 학습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해야 한다. 이러한 의미에서 지식-정보의 보고인 대학의 공적 역할을 확대하는 것은 시급한 과제다.

최근 충남도는 충남도립대학교의 신입생 첫 학기 전액 장학금 지급을 결정했다. 코로나로 어려워진 가계의 부담을 함께 하자는 의미도 있지만, 급변하는 디지털 시대를 대응해 지식-정보의 허브로써 공립대학의 새로운 공적 역할을 모색하자는 뜻이 크다.

특히 양승조 지사는 앞으로 무상대학으로 나가야 한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이는 빚을 내더라도 대학에 다녀야 한다는 우리의 편견을 빈부와 상관없이 누구나 원하면 공부할 수 있다는 믿음으로 바꾸기 위한 시도다. 또 사적 소유와 시장 상품으로만 취급되는 대학과 지식-정보 자원을 보다 공적인 자원으로 변화시켜 보겠다는 도전이며 정보의 비대칭성 극복을 위한 지방정부의 역할도 높이겠다는 의지다.

이와 함께 지방정부 자원을 보다 과감하게 지방 공립대학에 집중해 수도권과 지방으로 양극화된 지식생태계의 균형을 회복하자는 비전도 담겨있다.

정부가 일자리 창출 등 시장에서 역할은 제한이 있지만, 교육은 다르다. 이번 충청남도와 충남도립대학교의 작은 도전이 향후 우리 사회가 디지털 사회에 걸맞은 건강한 체질로 전환하는 작은 씨앗이 될 것으로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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