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세종 대출액 대폭 증가… 경제난·집값 상승 영향
전문가 전망 엇갈려… “규제 효과로 안정” vs “추세 지속”
[충청투데이 권혁조 기자] 대전·세종의 전국 최고 수준 대출증가율은 급등한 부동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23일 한국은행(이하 한은)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올들어 대전의 예금은행 대출액은 2조 6296억원(8월말 기준)으로 지난해말대비 7.44%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세종은 7188억원으로 지난해말대비 8.16% 증가하며 서울(10.5%), 광주(10.0%)에 이어 전국에서 3번째로 높은 대출증가율을 기록했다.
충남과 충북은 각각 5.87%, 5.27% 증가했다.
이는 2018년말~지난해 8월까지의 대출증가율 대전 3.69%, 세종 2.15%, 충남 0.08%, 충북 3.59%와 비교해 두드러지는 수치다.
이러한 대전·세종의 높은 대출증가율에 대해 전문가들은 코로나19로 인한 경제난과 지난해부터 이어진 대전·세종의 주택가격 상승이 주요 요인이라고 분석한다.
박유석 대전과기대 금융부동산행정과 교수는 “혁신도시·행정수도 기대감 등으로 대전·세종의 부동산 가격이 급등하면서 대출을 받아서라도 주택을 구매하려는 ‘영끌’, ‘패닉바잉’ 현상이 나타난 탓”이라고 말했다.
실제 지난해 대전의 아파트가격 상승률(8.1%)은 전국에서 가장 높아 2위인 서울(1.1%)의 7.4배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올 들어서도 대전의 주택매매가격은 1분기 3.71%, 2분기 3.54%, 3분기 2.69%로 상승세(한은 대전충남본부, ‘대전·세종·충남 실물경제동향’)가 지속되고 있다.
세종 역시 같은 상황, 세종의 주택매매가격은 전기말월대비 올해 1분기 8.27%, 2분기 4.00%, 3분기는 17.83% 상승했다.
이처럼 대전·세종의 높은 대출증가율은 부동산 가격상승이 주요 원인으로 분석되지만 향후 전망에 대해서는 전문가들의 의견이 엇갈리고 있는 실정이다.
한 편에서는 정부의 부동산 규제와 대출제한 정책으로 부동산 가격과 대출 증가율이 안정될 것으로 전망하는 반면 일각에서는 부동산 가격 상승세와 대출 증가세가 계속될 것이라는 의견도 제시된다.
지역 한 금융권 관계자는 “부동산을 매도하려는 심리가 확산되면서 부동산 시장이 안정화될 때까지 대전·세종의 대출 증가세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권혁조 기자 oldboy@c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