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준열 대전시 도시재생주택본부장

100년 이상 오랜 세월 동안 대전시민과 애환을 같이한 추억의 장소를 꼽으라면 시민들은 자연스레 대전역 주변을 떠올릴 것이다. 1905년 경부선 철도가 개통되면서 대전 발전이 시작된 곳. 그래서 대전역 주변에는 일제 36년의 아픈 기억과 해방의 기쁜 함성 그리고 수많은 시민의 발자취가 고스란히 살아 숨 쉰다.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고 했는데 한 세기가 지난 지금 대전역 주변은 대전역세권개발사업 이라는 이름 아래 다시 100년을 준비하며 새 옷을 갈아입고 있다

2006년 대전역 주변 92만㎡ 규모의 재정비촉진지구 지정 이후 최근에는 3천여 세대 규모의 신 주거단지 조성, 쪽방촌 정비, 9000억원 규모의 복합 2구역 민간투자사업, 혁신도시 건설사업 등이 가시화되었고 앞으로도 크고 작은 사업들이 추진될 것이다.

이런 다양한 사업을 성공적으로 추진하기 위한 전략을 함께 생각해 보고자 한다.

첫째, 최근 민간투자사가 결정된 복합 2구역에는 대전을 대표할 명품 건축물을 건립하자. 한국철도공사는 대전의 관문인 대전역 동측에 업무시설, 판매시설, 문화 및 집회 시설과 초고층 주거단지 조성을 민자사업으로 추진하고자 지난 10월 한화 컨소시엄과 실시협약을 체결했다.

시는 그동안 꾸준히 논의된 대전역 인근 중앙 및 역전 재래시장과 새로운 상업시설이 상생발전 할 수 있도록 관련 기관 및 상인 대표와 지속적인 협의를 진행할 예정이다.

또한 구체적인 사업계획이 수립되면 전문가와 머리를 맞대고 토지이용계획과 경관, 교통계획 등을 심층 검토하고 지역을 대표할 도시디자인 요소를 가미해 대전의 정체성을 잘 드러낼 명품 건축물을 조성해 대전을 찾는 외지인들에게 대전에 대한 깊은 인상을 심어주고자 한다.

둘째, 대전혁신도시를 스마트 그린시티로 조성해 국가 경제를 견인하자. 도시는 시민의 삶을 담는 그릇이다. 그래서 삶터, 일터, 쉼터의 기능을 조화롭게 갖춘 도시가 건강한 도시라 할 것이다. 이미 충분한 배후 주거시설을 갖춘 대전 역세권지구 혁신도시에는 수도권 공공기관과 첨단기업을 유치해 일터를 늘리고, 조성 중인 소제중앙공원, 신안 역사공원, 대동천 등을 시민 쉼터로 만들어 삶터와 일터, 쉼터가 조화를 이루는 혁신도시로 조성할 계획이다.

국가 과학기술을 견인할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대덕연구개발특구 등 과학기술과 지역인재를 결합하는 방식을 혁신도시 계획에 접목하고 최첨단 스마트 그린시티로 조성하면 대전은 국가 경제의 견인차 역할을 넉넉히 감당할 것이다.

셋째. 도시개발과 역사 보존을 조화롭게 추진해 도시의 품격을 높이자. 도시도 사람처럼 탄생하고 성장하다 성장이 멈추면 퇴화하고 소멸한다.

대전역 주변 주택가는 기반시설이 턱없이 부족하고 낡아 빈집이 늘고 있다. 다행히 2009년부터 준비해온 재개발 사업이 최근 조합 결성과 시공사 선정을 마치는 등 활발히 진행되고 있고, 대전역 주변 쪽방촌 재생사업 추진도 속도를 내고 있다.

최근 1~2년 사이 철도관사를 활용한 카페와 음식점 등이 늘어나면서 관사촌 보존의 목소리도 높아 개발과 보존 간 갈등의 양상을 보였으나 다행스럽게도 역사공원을 조성해 철도관사촌 일부를 보존하고 개발사업을 진행하자는 중재안이 마련돼 낙후된 주거지의 근본적인 환경개선이 가능하게 되었다.

개발사업이 진행되더라도 지난 100년의 역사와 시민의 삶의 흔적을 전시관에 보존해 더 많은 사람들의 마음에 전해주고, 대전역 주변 관사촌 문화재생사업과송자고택 공원화사업도 시민의 목소리를 담아 알차게 준비하면 대전의 품격이 한층 높아질 것이다.

사람은 도시를 만들고, 도시는 사람을 만든다는 말이 있다. 건강한 도시를 만들어 다음 세대에게 물려주는 일보다 더 좋은 유산은 없을 것이다.

대전시는 이달부터 관련 부서 협업과 전문가 역량을 총 결집하기 위해 서철모 행정부시장을 단장으로 하는 대전역세권개발 T/F팀을 구성, 전략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이제 추억의 장소 대전역 주변이 국가 발전을 선도하는 신성장 거점으로 주목받을 날도 그리 멀지 않아 보인다. 다시 100년을 준비하는 대전역세권개발사업의 성공을 위해 도시의 주인인 대전시민의 많은 관심과 참여를 당부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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