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소한 ‘가방 감금살해’ 계모… “남이 그랬다면 신고 했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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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소한 ‘가방 감금살해’ 계모… “남이 그랬다면 신고 했을 것”
  • 조선교 기자
  • 승인 2020년 11월 18일 19시 38분
  • 지면게재일 2020년 11월 19일 목요일
  •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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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학대 예방의 날’ 하루 전 항소심… 고의성 없다며 양형 부당 주장
재판부 “이런 일 봤다면 어떻게 했겠나” 질문엔 “이해못해 신고 할것”

[충청투데이 조선교 기자] “피고인은 (피해아동이 아닌) 친자녀를 훈육할 때도 가방에 넣는 경우가 있습니까.”

“그렇지 않습니다.”

지난 6월 충남 천안에서 동거남의 아들 A(9) 군을 가방에 감금해 숨지게 한 성모(41·여) 씨는 ‘아동학대 예방의 날’을 하루 앞둔 18일 재판장의 질문에 이같이 대답했다.

대전고법 형사1부(이준명 부장판사)가 이날 316호 법정에서 살인·상습 아동학대·특수상해죄 피고인 성 씨에 대한 항소심 첫 공판을 진행한 가운데 그는 녹색수의를 입은 채 법정에 들어섰다.

방청석은 법원 견학생 등과 취재진으로 가득찼고 대기실 문 틈새로 방청석을 힐끔 바라본 성 씨는 곧장 머리를 숙여 긴 머리칼로 안면을 가린 뒤 공판이 끝날 때까지 고개를 들지 않았다.

이 부장판사는 성 씨를 상대로 사건 내용에 대해 몇몇 부분에서 “이해가 가지 않는다”며 질문을 이어갔다.

그는 “다른 사람이 이런 (가방에 감금하는)식으로 훈육하는 것을 본다면 이해하겠나, 어떻게 할 것인가”라고 물었다.

이에 성 씨는 “이해하지 못한다. 신고할 거 같다”라며 작은 목소리로 대답했다. 그러자 이 부장판사는 “그런데도 피고인이 왜 거꾸로 이런 행동을 하게 된 건지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또 이 부장판사는 “가방 높이가 23㎝였고 피해자 어깨가 34㎝였다”며 “가방에 박음질 된 부분이 터져있었다. 부피를 못이겨 터진 게 아니냐”라고 물었다.

성 씨는 “언제 터진 것인지 모른다”며 “넣을 땐지 이후인지 모른다”고 답했다.

피해자 측 변호인은 “(A 군의 가족이) 검찰 구형보다 낮은 양형에도 항소를 제기한 것에 대해 큰 상처를 받아 상담치료를 받고 있다”며 엄벌을 요구했다.

앞서 성 씨는 지난 6월 1일 정오 무렵부터 천안 자택에서 A 군을 두 차례에 걸쳐 총 7시간 동안 여행용 가방에 감금했으며 이후 A 군은 의식불명 상태에 빠진 뒤 이틀만에 숨졌다.

성 씨의 친자녀들은 “우리도 (가방 위에) 올라오라고 해서 같이 뛰었다”는 진술을 내놓기도 했다. 성 씨는 A 군이 숨진 뒤 구속 기소됐으며 지난 9월 16일 1심에서 22년형을 선고받았다.

기소 당시 검찰은 성 씨가 가방 위에 올라가 짓누르거나 가방 안으로 뜨거운 헤어 드라이기 바람을 불어넣고 피해자를 적극적으로 구호하지 않은 점을 지적했으며 1심에서 무기징역을 구형한 바 있다.

판결에 불복해 항소한 검찰은 구형을 유지하고 있으며 재범 위험성을 고려해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 명령도 포함시켰다.

마찬가지로 항소한 성 씨 측 변호사는 “살인의 고의가 없었다”며 학대의 상습성 여부에 대해서도 살펴봐야 한다는 취지로 양형 부당을 주장했다.

성 씨에 대한 다음 공판은 내달 16일 오후 2시 316호 법정에서 열릴 예정이다.

조선교 기자 mission@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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