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진호 청주시 세정과 세정팀장

많은 사람이 자동차를 운전하기 위해 운전석에 앉으면 내비게이션을 먼저 켠다. 필자도 습관적으로 운전석에 앉을 때마다 내비게이션을 먼저 켜게 된다. 내비게이션을 켜는 이유는 사람마다 다르고 다양하지만 가장 대표적인 이유는 가고자 하는 길을 모르기 때문이다.

예전에는 길을 알지 못하는 목적지를 찾아갈 때 미리 지도를 찾아보고 이정표를 봐가며 물어물어 찾아갔다. 하지만 내비게이션이 나오고부터는 이러한 번거로움이 없어졌다. 내비게이션이 가고자 하는 목적지의 길을 알려주기 때문이다. 그것도 운전자가 원하는 길을 선택할 수 있도록 여러 가지 방법을 알려줄 뿐만 아니라 과속단속카메라의 위치와 현재의 속도를 알려줘 단속과 사고를 피하게 하고 교통상황에 따라 더 빨리 갈 수 있는 우회 도로도 알려준다. 이러한 이유로 대부분의 차량에는 내비게이션이 설치돼 있다. 내비게이션이 설치돼 있지 않거나 최신 자료로 업데이트를 하지 않은 경우에는 휴대폰에 내비게이션 앱을 내려받아 이용한다.

대부분의 사람은 세법을 배우지 않았고 세무 업무를 자주 접하지 않아 세금에 대해 잘 알지 못한다. 세금이 왜 부과되는지, 어떻게 부과되는지 모르고 고지서가 나오면 납부하고 자진신고를 하지 못해 가산세를 물기도 한다.

세금과 관련해 자동차의 내비게이션과 같은 제도가 있다. 바로 '마을 세무사 제도'이다. 마을 세무사 제도란 경제적 사정 등으로 세금 전문가인 세무사를 찾기 어려운 영세사업자와 농어촌 주민 등을 대상으로 세무사들이 재능기부를 통해 무료로 세무 상담을 제공해 주는 제도이다.

마을 세무사 제도는 지난 2015년 서울시와 대구시 등 일부 자치단체에서 운영하는 것을 2016년 6월 행정안전부(총괄 운영), 한국세무사회(마을 세무사 자격요건 확인, 참여 독려), 지방자치단체(마을 세무사 위촉 관리)가 손잡고 전국적으로 확대한 것이다.

청주시는 현재 제3기 마을 세무사 제도를 운용하고 있다. 청주시에 마을 세무사로 재능기부를 해주고 있는 세무사는 8명이다. 담당 지역별로는 상당구 장종훈·정삼균 세무사, 서원구 김재영·남복우 세무사, 흥덕구 곽동주·남기환·박광석 세무사, 청원구 심정주 세무사이다.

상담을 원하는 시민은 담당지역의 세무사에게 전화, 팩스, 이메일을 통해 상담이 가능하고 추가 상담이 필요하면 직접 만나 상담받을 수 있다.

국세와 지방세 관련 세금 문제를 모두 상담받을 수 있으나 불복청구는 지방세만 가능하다. 저소득층, 영세사업자 등을 우선 상담하기 위해 일정 금액 이상 재산 보유자 등의 경우는 상담이 제한될 수 있다. 각종 신고서 작성과 신고 대행은 제외된다.

2020년 상반기 청주시 마을 세무사 상담실적은 287건이다. 국세상담이 257건, 지방세 상담이 30건이다.

경제적 사정 등으로 세금 전문가인 세무사를 찾기 어려운 영세사업자, 교통이 불편한 농어촌 주민, 세금 관련 궁금증이 많은 전통시장 상인들 모두 더 고민하지 않아도 된다. 내비게이션이 아름다운 목소리로 길을 안내하듯 다양하고 복잡한 세금 고민을 고속도로 달리듯 마을 세무사들이 시원하게 무료로 안내하니 주저하지 말고 상담받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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