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연우연합회, 전임 출연연구기관장들과 정책 토론회
시대에 따른 구조개선 주문… 고경력 퇴직기술인 활용 논의도

사진 = 16일 과학기술연우연합회는 대전 유성호텔에서 전임 정부출연연구기관장들이 모인 가운데국가과학기술 혁신정책의 나아 가야 할 방향을 모색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최윤서 기자

[충청투데이 최윤서 기자] 전임 정부출연연구기관장들이 한데 모여 과거에 비해 떨어진 대덕연구단지의 위상을 공감하고 혁신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50여 년 전 대한민국의 기술 식민지 탈피를 위해 조성된 대덕연구단지 초기 모습을 떠올리며, 시대적 변화에 따른 대대적인 구조 개선을 주문했다.

16일 과학기술연우연합회는 대전 유성호텔에서 남승훈 출연(연)연구발전협의회총연합회 회장의 주제발표에 이어 전임 정부출연연구기관장 25명과 국가과학기술혁신정책이 나아가야할 방향을 모색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이날 토론자로 참석한 양명승 전 한국원자력연구원장은 정부출연연구기관(이하 출연연)의 문제점을 최근 ‘월성1호기 조기폐쇄 결정과정’에 빗대어 설명했다.

양 전 원장은 “올바른 국가 정책 결정이 얼마나 힘든지 보여주는 사태”였다며 출연연도 마찬가지라고 토로했다.

그는 “출연연 역시 성과가 없으니 혁신해야 한다며 일부에선 통·폐합을 주장하는데 이는 결국 과학기술인들이 최고 정책결정자 설득에 실패한 결과”라고 단언했다.

그러면서 “아직도 많은 국민들은 출연연이 무슨 일을 하는 지 잘 모른다. 심지어 정책결정자에게도 출연연이 국가 미래 성장의 원동력이라는 점을 설득시키지 못하니 과학기술계에서 혁신해야 한다고 수많은 정책 개선안을 내놓지만 받아들여지지 않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연구자들 스스로 엘리트 의식에 빠져 설득 자체를 포기하거나, 국민에게 정보 제공이 소홀했음을 반성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출연연이 대전지역의 현안에도 적극적인 관심을 갖고 참여해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양 전 원장은 “60%가 넘는 출연연이 대전에 위치해 있지만 그간 중앙정부 주도 아래 지역사회에 관심이 없었던 게 사실”이라며 “고경력 퇴직기술인 활용 등을 통해 지역사회에 출연연에 대한 긍정적 이미지를 심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밖에 정권에 따라 휘둘리는 출연연 혁신 정책에 대한 아쉬움도 언급됐다.

이규호 전 한국화학연구원장은 “대덕특구의 위상이 많이 떨어졌다. 연구자들이 본인의 연구에만 몰입하다 보니 사회 문제에 소홀했다”며 “세월이 흘러 R&D 예산 20조원에 육박하는 시대가 왔지만 예산을 사용하기 위한 정책들은 현장에 있는 과학기술인이 아닌 공무원 또는 정치적 이해관계에 의해서 좌지우지 됐다”고 말했다. 이어 “결국 과학기술인 스스로 혁신을 위해 나서고, 시스템을 바꿔 나갈 때”라고 조언했다.

최윤서 기자 cys@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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