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석진 대전괴정고 교장

우리나라의 고령화 속도는 고령화 사회(2000년)에서 고령사회(2018년)로 18년 걸렸고, 고령사회(2018년)에서 초고령사회(2026년)로 8년이라는 초고속으로 변화를 하고 있다. 2007년에는 7명이 노인 1명 부양, 2050년 무렵에는 1명이 노인 1명을 부양하는 시대가 된다. 의료비도 불과 몇 년 사이에 5배로 증가하게 됐으며, 소득대비 국민연금 부담률은 1988년에 3%에서 지금은 9%로 증가했다.

세상이 급격히 변화해 가면서 사람들의 생각이 많이 다름을 절실히 느낀다. 아마 과거에는 생각이 달라도 자기주장을 지금처럼 자유롭게 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도 생각한다. 특히 우리나라는 과거부터 단지 나이가 많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어른을 공경해야 한다는 풍토가 있었다. 그러나 세상의 패러다임 변화에 따라 서로의 생활에 관한 생각 나아가 철학이 바뀌어 가고 있다는 것을 몸소 체험하게 된다. 어릴 적에 어른들을 보면 원숙하시고, 모든 것을 다 알고 어려움을 잘 헤쳐나가는 존경스러운 대상이었다. 그러다가 문득 ‘지금 내 나이가 그때인데…’라는 생각과 함께 옛 어른들이 더 존경스러워진다. 현재의 나를 과거 어른들에 비유해 보면 여유, 위엄, 권위, 당당함, 원숙함 등 어느 하나도 갖춘 것이 없이 현실에 매여 동동대며 살아가는 초라한 모습이라 생각된다.

한편 후배들을 보면 정말 똑똑하고, 현명하고, 능력 있고 나아가 자기의 권리를 당당히 찾아 행동하는 모습을 볼 때, 부럽기도 하고 부끄럽기도 하다. 단지 나이만 들었다고 자기주장만 할 때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많은 경험을 해온 어른의 위치에서 젊은이들에게 “나 때는 말이야…”하고 말하면 젊은 층에서는 ‘꼰대’라고 표현하면서 “라떼는 말이야…”라고 패러디하고 있다. 그런 상황에서 어른은 “젊은이들이 싸가지 없다.”라고 말하면서 서로의 생각의 차이에서 오는 갈등이 곳곳에서 발생하고 있다.

과거에는 어른의 경험이 산 지식의 보고(寶庫)였고, 그것이 젊은이들에게 도움이 되는 중요한 역할을 했지만, 오늘날 젊은이들은 IT 기기 다루는 솜씨가 능숙하고 활용을 잘해 어른들보다 더 많은 새로운 지식을 접하고 있다. 그런 이유로 지식으로는 어른의 존재감을 말하기는 어려운 상태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이제는 젊은이들에게 걸림돌이 되지 않도록 우리 스스로 새로움을 발견해 나가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 나이가 든다는 것은 생애주기에 의한 자연스러운 변화다. 후회도 미련도 없이 지금처럼 나의 삶에 대한 철학을 확고하게 갖고 살아가는 것이다. 삶의 철학에서 가장 의미 있는 일은 새로운 삶의 의미를 획득하는 것이라고 한다. 따라서 나이가 들어가면서 나 자신이 혼자 서는 연습과 기다리는 연습을 통해 새로움을 발견해야 한다. 새로움이란 삶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이며, 여기서 말하는 새로움이란 다른 사람이 아닌 나와 나 사이 즉, 나 자신에서 새로운 것을 말한다. 삶이 생동적으로 된다는 것은 늘 새로움이 지니고 행하는 것이다. 옳고 그름이 아닌 수많은 다름을 인정하고 그 속에서 새로움을 실천해 나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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