前시장 공약…박상돈 시장 “전면 재검토”
사업예산도 674억원→335억원 줄여
민주당 의원들 “원안 추진하라” 목소리
추진않을시 朴공약사업 예산삭감 엄포
20일부터 내년도 예산안 심사…‘촉각’

[충청투데이 이재범 기자] 내년도 예산안 심사를 앞두고 천안시와 천안시의회 간에 미묘한 기류가 흐르고 있다.

야당인 더불어민주당 소속 일부 시의원들이 천안삼거리공원명품화 사업의 원안 추진을 강하게 요구하며 집행부를 압박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이들은 요구가 관철되지 않을 경우 시장 공약 사업 예산의 삭감을 주장하는 것으로 전해지면서 긴장감마저 감돌고 있다.

11일 천안시와 시의회 등에 따르면 시의회는 오는 20일부터 내달 18일까지 제238회 제2차 정례회에 돌입한다. 이번 정례회에서는 2020년도 행정사무감사와 함께 내년도 예산안 등을 다룰 예정이다.

내년도 예산안은 올해 예산규모보다 15% 가량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정부 방침으로 복지 관련 예산 비중이 높아진 데다 각종 대형 사업을 위한 국비 보조금이 늘어난 영향이다. 시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맞아 지역경제 회복을 위한 확장적 재정운용을 예산 편성의 기본 방향으로 정했다. 그러면서도 ‘코로나 19’로 인한 지방채 발행에 따른 부담을 줄이고자 실무부서의 경상비를 대폭 깎거나 신규 사업에 대한 시기 조정 등으로 예산안을 짜 맞추고 있는 상황이다.

그런데 내년도 예산안 심사를 앞두고 의회 내부에서 심상치 않은 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벌써부터 일부 의원들의 입에서는 천안삼거리공원명품화 사업을 원안대로 추진하지 않을 경우 대대적인 예산 삭감이 이뤄질 것이라는 말이 나오고 있다.

이 사업은 구본영 전 시장의 대표 공약 중 하나다. 당초 해당 사업을 위해 필요한 예산은 674억 원으로 책정됐다. 그러나 지난 4월 보궐선거에서 당선된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 박상돈 시장은 선거 기간 내내 해당 사업의 재검토를 공약했다. 이후 시정을 맡게 된 박 시장은 담당 부서에 사업 내용의 조정을 지시했고, 예산도 335억 원으로 변경됐다.

가장 큰 틀의 변경은 지하주차장 건설이다. 지하주차장 건설에는 국비 120억 원과 시비 20억 원 등 140억 원이 소요될 예정이었다. 하지만 박 시장은 현시점에서 지하주차장 건설의 필요성이 크지 않다는 입장이다. 박 시장은 취임 초 열린 업무보고회에서도 해당 사업의 조정을 통해 절감된 예산은 ‘코로나 19’로 어려움을 겪는 소상공인이나 지역 경제 활성화 등을 위해 사용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지하주차장 건설을 위해 확보된 국비(현재까지 47억 원)는 반납이 불가피한 실정이다. 민주당 의원들이 반발하는 대목이 바로 이 지점이다. 전임 시장의 공약사업이라고 해서 사업을 대폭 축소한 것도 모자라 어렵게 확보한 국비마저 반납할 이유가 있냐는 것이다. 그러면서 사업의 원안 추진을 요구하고 있다. 일부 의원은 이러한 주장이 담긴 현수막을 걸어놓은 상황이기도 하다.

이와 관련 민주당의 한 의원은 “원안 추진에 대해서는 대부분의 의원들이 공감하고 있다”면서도 “일부 의원들이 시장 공약사업 예산 삭감까지 거론하는데 일부에서는 그럴 필요가 있냐는 말도 나온다. 조만간 의원 총회를 열고 구체적인 방침을 정할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천안=이재범 기자 news7804@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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