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묵 대전시 환경녹지국장

우리 인간이 건강한 삶을 영위하는데 가장 좋은 생활환경은 어떤 것일까? 맑은 물과 깨끗한 공기, 푸른 숲, 그리고 모든 자원이 선순환하는 친환경일 것이다.

즉 인간의 삶과 자연의 건강성은 불가분의 관계에 있고 정비례한다는 것이 자연과학자들의 한결같은 지적이다. 이 가운데서도 특히 건강한 물환경 조성의 중요성은 최근 몇 년간 도시 가뭄과 홍수가 빈번히 발생하면서 더욱 높아지고 있다.

대전시를 비롯한 대도시의 경우 대형건물과 콘크리트가 대지를 뒤덮으면서 빗물이 땅속으로 침투되지 못하는 불투수 면적이 전체 도심의 절반이상을 차지한다. 이 때문에 폭우 시 빗물이 그대로 도로나 하천으로 쏟아져 침수를 유발하고, 반대로 비가 조금만 내리지 않으면 하천과 대지가 말라붙는다.

이 같은 물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시는 지난 2018년 물순환 기본계획을 수립한데 이어 물순환 개선조례 제정 등 도시 물순환 관리체계를 개선해 왔으며 지난 9월부터 불투수 면적률이 가장 높은 둔산·월평·갈마일원 2.67㎢를 대상으로 물순환 선도도시 시범사업 시설공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시 환경업무를 총괄하는 필자는 물순환이 잘 되는 도시를 조성하면 어떤 이득이 있는지 시민들의 이해를 돕고자 장점 및 기대효과를 공유하고자 한다.

물순환도시 조성 시범사업의 효과는 첫째, 도시 물환경 개선을 통한 기후변화 대응이다. 이번 시설공사는 시범사업지역 내 도로, 공원, 관공서에 식생체류지, 침투도랑, 투수성 포장 등 최적의 저영향개발(LID) 시설을 설치하는 것인데 물순환 기능 회복과 빗물유출 저감 효과가 기대된다. 특히 불투수 면적률은 현재보다 8.57%, 빗물유출은 연간 23만톤이 각각 감소되는 반면, 빗물의 토양 침투·증발산 등을 반영한 물순환 회복률은 현재보다 10.53% 증가된다.

하천수질 악화의 주요 원인인 비점오염부하량 저감과 함께 지하수 함양효과에 따라 도시침수, 하천건천화 등도 완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둘째, 도심생태녹지축 연결사업의 선도사업으로서 중복공사 방지를 통한 예산절감 및 동시 추진효과를 꼽을 수 있다. 이번 둔산·월평 일원 물순환 시범사업지역은 도심생태녹지축 연결사업지 내 샘머리, 둔지미, 보라매, 갈마공원 및 보행로 등 주요사업지의 50% 이상이 중복된다. 이에 시는 물순환 시범사업 설계용역 초기부터 주요공원 시설개선, 연결도로의 투수성 포장 등 두 사업간 연계추진 방안을 설계에 반영했고 이번 물순환 시범사업 본격 추진은 도심녹지축연결사업의 1단계 착공의미도 갖는다.

셋째 물순환도시 조성은 환경도 살리고 지역경기도 부양하는 대전형 그린뉴딜의 모범사업이라는 점이다. 시 물순환 선도도시 조성사업은 총 사업비 280억원 중 국고보조가 70%인 195억원이다. 더욱이 이번 시설공사에서 대전업체의 공동도급 참여율은 60%에 달하는데 지역의무 도급방식을 채택하고 적극 홍보했기 때문이다.

앞으로 시는 이같은 기대효과를 성공적으로 달성할 수 있도록 시범사업 준공에 만전을 기하면서 은행·홍도동 등 비점오염관리지역에 대해 단계적으로 사업을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그러나 그린인프라 확충이나 제도적 추진기반 마련보다 더욱 중요한 것은 시민들의 참여여부이다. 시설공사로 인한 불편함을 이해하고 생활속에서 물절약 및 물재이용을 실천하며 건물을 짓거나 관리할 때에도 친환경방식의 적용으로 빗물이 잘 스며들고 순환하는 도시로 가꿔나가야 할 것이다.

이제 해법은 명료해졌다. 사랑하는 자녀들에게 건강한 미래대전을 물려주고 싶다면 지금부터 실천에 옮겨야 한다. 150만 시민과 함께 촉촉한 물순환도시 대전을 그리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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