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미옥 청주복지재단 상임이사

북태평양에는 거대한 플라스틱섬인 'GPGP(Great Pacific Garbage Patch)'가 있다. 한반도면적의 7배에 달하는 이 섬은 해류를 따라 바다를 떠돌던 해양쓰레기가 모인 쓰레기 더미다. 8만 7000t의 플라스틱을 포함해 약 1조 8000억개의 쓰레기 조각이 모여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세계 환경단체들이 이 플라스틱 쓰레기 제거를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매년 900만 톤의 쓰레기가 바다로 추가 유입되고 있어 처리가 어렵다는 절망적인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바다가 플라스틱 쓰레기로 뒤덮여 숨을 쉬지 못하는 날이 오지 않을까 걱정스러워진다.

석기, 청동기, 철기시대를 빗대어 오늘날을 플라스틱 시대라 부른다. 발명된 지 100년이 좀 넘은 플라스틱은 사용이 일상화되어 이제 플라스틱과 비닐 없는 세상은 상상하지 못할 정도다. 플라스틱과 폐비닐은 땅에 묻어도 분해되지 않고 200년을 간다 하니 지난 100년간 처리되지 못한 플라스틱 쓰레기가 지구 곳곳에 쌓이고 있다고 보면 된다. 더구나 코로나 19로 언택트 시대가 되면서 대부분의 생활용품, 음식물이 배달되어 포장 쓰레기가 더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다. 환경부의 보도자료에 따르면 2020년 상반기 포장폐기물이 전년 대비 플라스틱 20%, 폐지 15%, 폐비닐 8% 증가했다 한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는 이러한 상황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우리가 매일 배출하는 생활쓰레기, 음식물 쓰레기양도 엄청나다. 지자체마다 쓰레기 처리가 최우선 고민거리인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태우고, 땅에 묻고, 재활용하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쓰레기를 처리하나 쏟아져 나오는 양이 더 많아 쌓여갈 수밖에 없다. 임시방편으로 보이지 않는 곳으로 치워진 쓰레기는 환경오염과 생태계 파괴로 우리에게 되돌아오게 된다. 쓰레기 처리문제와 환경오염에 대한 심각성을 우리 모두가 깊이 인식해야할 시점이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는 언택트 문화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이제는 플라스틱의 편의성을 거부하고, 불편을 감수하면서도 환경을 위해 쓰레기를 줄이려는 전 지구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포장쓰레기, 음식물 쓰레기를 줄이고 재활용할 수 있는 쓰레기는 철저히 재활용할 수 있도록 분리 배출하는 노력을 기울일 때이다. 더불어 플라스틱 생산자에게도 책임을 묻고, 소비자는 재활용이 쉽도록 분리배출 요령에 따라서 배출하자. 현재 세계 각국도 플라스틱 사용을 자제하기 위한 자정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유럽연합(EU)은 빨대 등 플라스틱을 2021년까지 전면 사용 금지 조치하기로 결정한 상태이다.

최근 우리나라에서는 '용기내 캠페인', '제로 웨이스트 숍' '무포장 장보기' 등과 같이 플라스틱과 비닐 사용을 줄이는 환경운동이 시작되었다. 이에 공감하는 시민들이 함께하면서 작은 메아리로 퍼져나가고 있다. 또한 매장 내 일회용품 사용금지, 재포장 금지 등 다양한 법률로도 과대포장에 대한 규제가 이루어지고 있다. 하지만 법으로 규제하는 것보다는 모든 시민이 환경의 중요성에 공감하고 함께 참여하는 것이 더 바람직하고 효과적인 방법이다. 쓰레기더미의 지구를 우리 아이들에게 물려줄 수는 없지 않은가.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뉴 노멀', '뉴 라이프'에는 쓰레기 줄이기와 재활용이 새로운 트렌드가 되기를 희망해본다. 아름답고 푸른 지구를 우리 자손들에게 물려줄 수 있도록 다 같이 팔을 걷어붙여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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