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투데이 서유빈 기자] 재개발도 비껴간 오래된 동네 문안동.

주민 대다수가 고령층인 자그마한 마을에서 사진관을 운영하던 박씨가 어느날 자택에서 고독사한 채 발견된다.

가까이 지내던 이웃의 사망 소식을 뒤늦게 들은 동네 사람들은 큰 충격을 받고 자신들 역시 언제 혼자 있다 죽어도 이상할 게 없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그렇게 매일 아침 서로의 생사를 묻는 고독사 방지 모임이 탄생한다.

다드래기 작가가 창비에서 ‘안녕 커뮤니티’(전2권)를 펴냈다.

작가는 이 책을 통해 1인가구의 고독사를 물꼬로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노인 문제와 가부장제를 둘러싼 해묵은 갈등, 다문화가정과 성소수자가 받는 차별, 젠트리피케이션을 둘러싼 주민들의 대립 등 다양한 주제를 유쾌하면서도 묵직하게 그려낸다.

갈 곳 없는 이웃을 재워주는 이들의 이야기는 우리가 그간 잊고 지냈던 공동체의 따뜻함을 다시 떠올리게 한다.

서로를 보살피는 인물들을 통해 얽히고 설킨 현실적인 갈등을 유머와 재치로 매끄럽게 풀어낸다.

다드래기 작가는 2013년 웹툰 ‘달댕이는 10년차’로 데뷔해 오래된 커플과 성소수자 등 우리 주변 사람들의 일상을 예리하게 포착하며 가슴 먹먹한 작품을 선보여왔다.

전체 608쪽, 정가 2만원이다.

서유빈 기자 syb@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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