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장기화에 예금은행 대출 대전 1조 4727억↑·충남 1조 6340억↑
내수부진 지속돼 대출 부실위험 커져… 금융지원 종료 후 대책 시급

[충청투데이 권혁조 기자] 급증한 기업대출에 대해 금융지원 종료 이후 대책을 서둘러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코로나가 장기화되면서 기업들의 실적 부진은 지속되는 가운데 금융지원이 종료되면 은행과 기업들의 큰 부담이 우려되기 때문이다.

29일 KDB미래전략연구소의 ‘기업대출 증가와 신용위험’에 따르면 지난 9월까지 예금은행의 기업대출 증감액은 97조 10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지난해 동기 대비 2.6배, 이전 최고치였던 금융위기 당시의 1.5배 수준에 이르는 역대 최대 규모다.

충청권 기업들도 역대급 ‘빚더미’에 올라있다.

대전의 예금은행 기업대출은 올해 1조 4727억원 증가하며 지난해대비 10.9% 상승, 총잔액은 18조 9789억원(8월 기준, 한국은행 대전충남본부 ‘여수신동향’)으로 집계됐다.

비은행금융기관을 통한 기업대출은 1조 2260억원 증가하며 지난해 대비 42.7%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 = 연합뉴스
사진 = 연합뉴스

충남은 더욱 심각한 실정이다.

충남의 예금은행 기업대출은 올해 1조 6340억원, 비은행금융기관 기업대출은 1조 3641억원 증가했다. 지난 8월까지 이미 지난 한해동안의 대출증감액을 훌쩍 뛰어넘었다.

이러한 기업대출의 역대급 증가는 코로나19(이하 코로나) 확산으로 업황 악화, 불확실성에 대비한 자금수요가 증가하면서 정부의 적극적인 자금공급에 기인한 것으로 분석된다.

문제는 코로나가 장기화되면서 기업의 성장성 악화, 수익성 부진이 이어지고 기업들의 재무건전성은 약화하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내수경기 부진이 계속되면서 비제조업의 부채비율은 122.3%(한은 ‘기업경영분석’)로 최근 다시 상승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기업대출의 연체율도 지난 6월 0.39%에서 8월에는 0.47%로 상승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처럼 기업들의 대출 부실위험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대출원금, 이자 상환유예 등 금융지원이 종료되면 비제조업을 중심으로 대규모 부실사태에 대한 걱정이 커지고 있다

지역 은행권 한 관계자는 “금융지원은 부실대출을 미뤄둔 것에 불과하다”며 “최근 기업대출 연체율이 상승 조짐을 보이지만 은행에서는 대손충당금을 쌓는 것 외에 딱히 방도가 없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권혁조 기자 oldboy@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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