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역사문화연구원 ‘100년 전 생활상’ 展]
유관순 열사 추정사진 공개
1915년 영명학교 단체사진 전시
유 열사 재학 중이던 시기와 겹쳐
“현지조사하면 더욱 정확해질 것”

▲ 유관순 열사가 14세 때 찍은 것으로 추정되는 사진. 충남역사연구원 제공
▲ 유관순 열사가 14세 때 찍은 것으로 추정되는 사진. 충남역사연구원 제공

[충청투데이 나운규 기자] 유관순 열사의 영명학교 재학시절로 추정되는 사진이 100여년 만에 처음으로 공개됐다.

코로나19 사태로 사진이 처음 발견된 미국 드루대에 방문하지 못한 데다 얼굴과 체형 변화가 많은 10대 중반이라는 점에서 사진 속 인물이 유 열사라고 단정할 수는 없지만, 거의 확실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충남도역사문화연구원(이하 연구원)은 28일 충남역사박물관에서 ‘충남인의 100년 전 생활상’ 특별사진전을 개막했다.

내달 29일까지 약 한달간 열리는 이번 특별전은 논산 출신으로 언론계에 몸 담았던 임연철 박사가 ‘이야기 사애리시’를 집필하면서 지난해 미국 드루대 감리교 문서보관소 현지조사 과정에서 발견한 다량의 충남 관련 사진들이 전시됐다. 사애리시 여사는 1900년부터 39년 간 충남지역에서 활동한 캐내다 출신 감리교 선교사로, 천안지역 선교 활동 중 유 열사와 인연을 맺은 이후 영명학교에서 교육시켜 서울 이화학당으로 편입시킨 인물이다.

이번 특별전 사진 중 가장 눈에 띄는 것은 1915년 7월 영명학교 여학생과 교사가 함께 찍은

이 단체사진에는 이화학당 편입 직전 당시 14세로 영명학교에 재학 중이던 유 열사로 추정되는 인물이 포함돼 있다.

민정희 박물관장은 “1915년은 일반인이 사진을 쉽게 접할 수 없었던 시기로, 학교의 이벤트와도 같았을 단체사진 촬영에는 전원이 참가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고, 마침 이 해는 유 열사가 영명학교에 재학하던 때”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유 열사의 집은 천안으로, 영명학교는 인근 기숙사에서 생활하며 다녔을 것으로 추정되는 만큼, 단체사진을 찍는 날 결석했을 가능성은 적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박병희 연구원장은 “전문가를 통해 수형복 입은 유 열사의 얼굴과 사진 속 학생들 얼굴을 대조한 결과, 유 열사로 추정할 수 있는 인물이 있다는 답변을 얻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코로나로 인해 사진이 처음 발견된 미국 드루대 감리교 문서보관소에 방문하지 못했다”며 “그 곳에 관련 사진이 더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코로나가 잠잠해진 이후 현지조사를 해보면 더 정확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특별전에는 영명학교 단체사진과 함께 충남도민의 근대기 삶이 생생하게 담긴 사진들을 만날 수 있다. 전시 사진은 1900년대 초반 사애리시 여사를 비롯한 미국 선교사 등이 충남에서 활동하며 촬영한 사진 중 일부다.

임 박사가 드루대 자료 열람 중 휴대폰으로 재촬영한 사진과 연구원이 드루대에서 직접 받은 원본 스캔 디지털 사진 등 120장으로, 대부분 사진들이 일반에게 공개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나운규 기자 sendme@cctoday.co.kr

저작권자 © 충청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