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대출 급등해 여유 줄어들고
당국 경고 받을 수 있어 속도조절
시장금리比 큰 폭으로 금리 상승

[충청투데이 이심건 기자] 시중은행이 주택담보대출(이하 주담대) 속도조절에 나섰다.

신용대출이 최근 크게 늘어나 여유가 줄어든데다, 주담대는 금융당국이 원하는 대출이 아닌 만큼 크게 늘렸다간 또다시 경고를 받을 수 있다는 판단 등에 따른 것이다.

27일 은행권에 따르면 신한은행의 변동형 주담대 금리(16일 신규취급액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 기준)가 연 2.62~3.87%로 집계됐다.

지난 7월(2.29~3.54%)과 비교하면 최저·최고금리가 각각 0.33%p씩 올랐다.

같은 기간 KB국민은행도 연 2.29~3.54%에서 2.62~3.87%로, 하나은행도 연 2.49~3.79%에서 2.62~3.92%로 상승했다.

우리은행은 연 2.36~3.96%에서 2.62~3.92%로 변동돼 최저금리만 0.34%p 올랐다.

3년 또는 5년간 고정금리로 납입하다 향후 변동금리로 바뀌는 고정혼합형 주담대 금리 역시 비슷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신한·KB국민은행은 최저·최고금리가 3개월 전에 비해 모두 상승했고, 우리은행은 최저금리만 올랐다.

하나은행만 금리가 전체적으로 낮아졌다.

최근 주담대 금리가 오른 이유는 금리를 결정하는 시장금리의 상승세가 반영 됐기 때문이다.

신규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지난달 전월 대비 0.08%p 상승한 0.88%를 기록했다.

지난 7월(0.81%)과 비교하면 0.07%p 올랐다.

고정혼합형 주담대 기준이 되는 금융채 5년물 역시 지난 7월 말 1.2%대(민평평균)에서 현재 1.4%대까지 올라왔다.

시장금리 오름폭이 0.2%p 안팎에 불과하지만 은행이 제공하는 최종 금리가 0.3%p 이상 올랐다는 것은 은행이 자체적으로 금리를 조정하고 있다는 의미다.

실제 주담대 금리는 기준금리에 은행 수익과 리스크 등을 감안한 가산금리를 더하고 개인별 우대금리를 빼 책정한다.

지역 한 은행 관계자는 "주담대 금리가 시장금리 대비 큰 폭으로 상승한 것은 결국 은행들이 외형 관리에 돌입했다는 것"이라며 "예대율을 한시적으로 완화해주긴 했지만 최대한도까지 예대율을 늘릴 수 없고, 부동산 시장으로 신용대출이 흘러간다는 정황에 나오면서 주담대가 계속 늘어날 경우 금융당국의 경고를 받을 수 있어 조심스럽다”고 말했다.

이심건 기자 beotkkot@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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