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공감신문]
하지영 당진시다문화가족지원센터 (베트남)통번역지원사 인터뷰
한국-베트남 통번역사로 3년째 활동
다문화가족 문화 적응에 도움되도록
고향음식·소소한 대화로 마음 보듬어

▲ 하지영 씨 가족. 인현옥 명예기자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현재 예쁜 두 공주님의 엄마, 자상한 남편의 아내, 홀어머니를 모시는 며느리, 그리고 센터에서 통번역지원사로 근무하고 있는 하지영입니다. 국제결혼을 통해 베트남에서 한국으로 온지 벌써 9년이나 되었어요. 그리고 지금은 당진시다문화가족지원센터에서 3년째 베트남통번역지원사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처음 한국에 오던 날 남편과 같이 다문화가족지원센터에 방문해 바로 회원가입 신청서를 작성했고 이때부터 저에게 센터는 세 번째 집과 가족이 되었어요.”

◆다문화센터에서 근무하게 된 계기는

“한국에 처음 와서 낯선 것들이 많았는데 다문화센터에서 근무하고 있는 베트남 통번역사 선생님의 안내로 센터에서 진행하고 있는 한국어교육이나 한국사회 적응프로그램, 한국문화 등 한국에 대해서 자세히 알게 되었고 적응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었어요. 덕분에 다문화센터의 통번역사 선생님을 통해 한국의 매력에 '푹' 빠질 수 있게 되었어요. 그때 저에게 선생님은 진짜 세상에서 제일 멋있는 사람이었어요. 저도 '통번역사가 될 수 있을까?' 생각했어요. 7년 전 첫째아이를 낳았을 때에도 아기 띠를 매고 버스정류장까지 15분을 걷고 또, 버스로 40분 걸리는 센터로 한국어 공부하러 열심히 다녔어요. 부지런히 집안일을 마무리하고 시간을 내서 요리도 배웠고, 컴퓨터 자격증과 운전면허증도 땄어요. 2015년에는 둘째를 임신하게 되었고 국적취득도 했어요. 드디어 한국인이 된 거에요. 2018년에 통번역사를 모집한다는 얘기를 듣고 '자격도 되는데 내가 할 수 있을까. 한번 해볼까' 라는 생각이 들었고 남편에게 이야기해보니 '합격은 어렵겠지만 그냥 한번 이력서 보내봐’ 장난스럽게 말했어요. '나도 합격할 수 있어. 남편에게 보여줘야지'하는 생각으로 이력서를 정말 열심히 썼어요. 면접까지 끝나고 나니 열심히 했으니까 후회되지 않았고 오히려 마음이 편안했어요. 지금도 기억이 생생해요. 오후 6시쯤 센터에서 전화가 왔어요. 긴장이 되서 심장이 두근두근. 센터장님께서 직접 전화를 하셔서 합격소식을 전해 주셨어요. 얼마나 기뻤는지 몰라요. 정말 아이처럼 신나게 펄쩍펄쩍 뛰었어요. 남편에게도 자랑을 많이 했지요.”

◆베트남 통번역사로 근무하면서 느낀 점이 있다면

“저와 같이 면접을 본 언니는 한국어를 능숙하게 잘 했어요. 그렇지만 제가 생각하는 통번역사는 한국어를 잘하는 것보다 다문화 가족 누구나 센터에 찾아오고 싶은 마음이 들게 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느꼈어요. 사람들을 만나서 대화하는 것이 항상 즐거웠고 자신이 있었어요. 하지만, 센터에서 통역업무 중 내용 전달이 잘못되어 당황했던 경우도 있었고 오해를 받은 적도 있었어요. 한 분야만 잘해서 되는 것이 아니라 한국어도 잘해야 하고 사람들과의 관계도 좋아야 한다는 것, 더 중요한 것이 아니라 모두 중요하다는 것을 느꼈어요. 센터에 근무하면서 사회복지분야에 관심을 갖게 되었고, 자신감 만으로는 안된다는 것도 느꼈어요. 덕분에 큰마음 먹고 올해 세한대학교 사회복지상담학과에 마음만큼은 누구보다 풋풋한 새내기로 입학하여 공부도 시작했어요.”

◆통번역지원사로 근무하면서 보람을 느낀 적이 있나요

“벌써 3년째 통번역업무를 하고 있네요. 대화가 어려워 힘들어하는 입국 초기 베트남 회원을 알게 되었고, 너무 의지하는거 같아 처음에는 부담스러웠어요. 하지만 제가 처음 한국에 왔을 때를 생각하며 어떻게 해야 할지 생각해 보았고 안부를 묻거나 센터의 프로그램을 소개하며 지내는 동안 한국생활에 서서히 적응해 가는 모습을 볼 때, 경제적으로 힘든 회원에게 센터에서 도움을 줄 수 있도록 내용을 전달해 주는 것만으로도 고마워하는 모습을 볼 때, 가끔 센터로 찾아오는 회원들과 고향음식을 나누며 소소한 대화를 나눌 때, 저는 단지 말을 전해 준 것 뿐인데 회원들이 너무 고마워 할 때면 몸도 마음도 너무 따뜻해져요.”

◆다문화센터에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지금도 한국어 공부를 열심히 하고 있지만 생각처럼 실력이 쑥쑥 늘지 않아 사실 속상해요. 하지만 누구든 열심히 노력한다면 저처럼 기회가 있다는 것을 알려주고 싶어요. 앞으로도 꾸준히 사회복지 전문가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노력하겠습니다. 그리고, 저에게 이런 만족과 행복을 느낄 수 있도록 다문화가족을 위해 일할 기회를 주셔서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인현옥 명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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