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끌’‘빚투’ 열풍·코로나로 불어나던 가계대출 안정세 보여
주택거래 감소·신용대출 속도 조절 탓… ‘대출조이기’ 이어질듯

[충청투데이 이심건 기자] 빠른 속도로 불어나던 가계대출이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이는 주택 거래가 줄어든데다 금융당국의 대출 규제까지 겹친 영향으로 풀이된다.

26일 은행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5대 은행의 지난 22일 현재 가계대출 잔액은 654조 4936억원으로 9월 말(649조 8909억원)보다 4조 6027억원 늘었다.

이달 은행 영업일이 아직 남았지만, 증가 폭이 9월(6조 5757억원)보다 30% 줄었다. 사상 최대치를 기록한 8월(8조 4098억원)과 비교하면 45% 감소한 수치다.

주택담보대출 증가세는 전달 대비 절반 가량 줄었다.

주택담보대출은 지난달 4조 4419억원이 늘었으나 지난 22일까지는 2조 7582억원 증가하는데 그쳤다.

이달 신용대출 증가액도 급감했다. 8월은 4조 705억원, 9월은 2조 1121억원 증가했으나 이달 22일까지는 1조 6401억원이 증가했다.

8월보다는 60%, 9월보다는 22%가 줄어든 수치다.

남은 영업일을 고려해도 10월 가계대출 증가 폭은 은행권이 최근 금융감독원에 보고한 월별 상한 기준 '2조원'을 넘지 않을 전망이다.

저금리와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음), '빚투'(대출로 투자) 열풍, 코로나19에 따른 생활고 등이 겹쳐 역대 가장 빠른 속도로 불어나던 가계 대출의 급증세가 한풀 꺾였다.

주택담보대출 증가세가 꺾인 것은 아파트 거래 감소에 따른 것이다.

한국감정원이 발표한 자료를 보면 8월 대전 아파트 매매 건수는 1825건으로 지난 7월(2005건)과 비교해 9.8%(177건) 줄었다.

지난 6월(5036건)과 비교해서는 무려 3211건 감소했다.

신용대출의 경우 규제 강화 이전에 대출 수요가 몰린 것이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규제 이전에 여건이 되는 사람은 거의 신용대출을 최대한 끌어 썼다는 것이다.

또 은행들이 신용대출 속도 조절을 위해 한도를 줄이고 금리를 올리면서 대출 증가 속도도 눈에 띄게 더뎌졌다.

은행들의 이런 '대출 조이기'는 연말까지 이어질 예정이다.

지역 금융업계 관계자는 “3분기부터 수익성, 건전성 관리에 본격적으로 들어가 4분기 여신은 지난달 말과 비교해 소폭 증가하는 수준에 그칠 것"이라고 말했다.

이심건 기자 beotkkot@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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