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현식 신탄진중 교사

코로나19가 우리에게 가져온 일상의 변화는 진행 중이다. 교육 분야에서는 온라인, 비대면, 원격, 실시간, 건강관리 자가진단, 등교 형태 등이 익숙한 말이 됐다.

코로나로 4월 온라인 개학을 맞으며 학생들의 얼굴은 모니터 화면을 통해서만 볼 수 있었고, 등교 개학이 시작된 6월에도 학급 학생 전체가 모인 적도 적으며, 마스크로 학생들의 얼굴을 온전히 본 적도 드물다. 이처럼 코로나가 일상이 된 현재. 코로나 상황에서도 교육계의 노력을 함께 생각해보고자 한다.

교육 현장이 아닌 외부의 시선에서는 현재 코로나 상황에서 이루어지는 교육에 대한 의문이 많으리라 생각된다. 하지만 수업 방법과 등교 형태 등 형식만을 바라봐서는 안 된다. 온라인 수업을 위해 콘텐츠를 제작하는 교사, 학생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학교 안내 자료를 만드는 교사, 교문부터 교실까지 각자 배치된 자리에서 학생들의 등교를 맞이하고 건강을 확인하는 교사, 학생들의 안전을 위해 책상을 소독제로 닦아주는 교사 등 교육 현장에서는 학생들이 안전하게 생활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는 교사들이 많다. 이러한 교사들의 훌륭한 노력이 단순히 수업 방법과 형태에 묻히는 것이 현장에 있는 교사로서 안타깝다. 아이들이 건강하게 생활할 수 있도록 등교부터 학교까지 노력하는 교사를 믿음과 격려를 보내는 것이 코로나 극복을 위한 하나의 열쇠이다.

코로나가 가져다준 교육 상황의 변화는 또 다른 교육을 시도할 수 있게 했다. 코로나가 한참 확산하던 지난 6월 학급 학생들에게 코로나 예방 및 확산 방지를 위해 애쓰는 의료진, 질병관리본부 관계자를 위해 ‘덕분에 챌린지’를 제안했다. 학생들은 질병관리본부에 근무하는 분들을 위한 격려 편지를 써서 전달했다.

코로나의 확산세가 커지며 마스크 현황과 구매가 화제였다. 공적 마스크 판매처와 마스크 수량, 현황 등을 안내하는 앱이 개발되어 보급됐다. 스마트폰에 익숙한 세대는 앱을 유용하게 활용했지만, 익숙하지 않은 세대는 불편함과 소외감을 느꼈다. 문득, 학생들과 작년에 만들었던 마을지도가 떠올랐다. IT 기술에 소외된 주변의 이웃을 생각하며 마스크 판매처와 편의시설을 담은 마을 지도를 만들어 보기로 했다. 학급 학생들의 참여를 받아 20명의 학생이 함께했다. 각각의 구역을 나누고 포털사이트, 사회관계망 서비스, 지도 앱을 활용해 약국, 편의점, 행정시설, 무더위·추위 쉼터(노인정) 등을 찾아 지도에 넣었다. 꿈이 일러스트레이터, 웹툰 작가, 화가인 학생들이 실제 건물과 유사하게 건물을 그려 지도에 담았다. 학생들이 손수 만든 지도는 20쪽 분량으로 제작됐다. 학생들이 직접 찾아보고, 그리며 만든 마을 지도는 그 어떤 지도보다도 훌륭했다. 지도 이름은 ‘배려와 감사의 마음을 담은 신탄진 마을지도’.

학생들과 코로나 상황 속에서 함께한 ‘덕분에 챌린지’, ‘배려와 감사의 마음을 담은 신탄진 마을 지도’는 어려운 시기를 살아가는 우리 주변의 이웃을 돌아볼 수 있는 의미 있는 활동이었다. 코로나로 불안은 높아지고, 서로를 경계하는 마음이 커지는 요즘. 주변을 둘러보며 밤낮없이 코로나 극복을 위해 노력하는 모든 이들과 어렵고 소외된 이웃을 생각하며 감사의 마음을 담아 표현하는 것이 코로나 극복을 위한 열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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