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독감으로 인한 우리나라 사망자는 252명이라고 한다. 통계청 사망 원인 자료에 따르면 해마다 200~250명 가량이 독감으로 사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10년간 총 사망자는 2126명이다. 사망진단서에 담당의사가 인플루엔자(독감) 감염으로 인한 사망이라고 작성한 것에 근거한 통계다. 물론 사인을 폐렴과 명확히 구분하지 않은 한계는 있다. 한해 독감으로 최소 1000명에서 많을땐 3000명 이상 사망한다는 의료계 주장과는 상당한 거리감이 느껴진다. 백신을 맞고 사망하는 사례가 잇따르다 보니 독감 사망자수에도 관심이 쏠린다.

독감백신 접종 후 사망자가 59명(26일 현재)으로 늘고 이상 반응 신고도 전국에서 1000여건 넘게 접수됐다. 사망자 중 46명은 백신과 사망 간 인과성이 낮다는 결과를 내놨지만 불안하기 짝이 없다. 보건당국은 지난해 백신을 맞은 뒤 1주일 안에 숨진 만 65세 이상이 약 1500명이라고 밝혀 오히려 국민 불안감을 키우는 꼴이 됐다. 설령 예방 접종과 무관한 이유로 사망했더라도 공포감을 갖기에 충분하다.

싱가포르는 한국에서 백신 접종 후 사망과 관련된 백신 2종에 대해 접종 일시 중단을 권고한 상태다. 정부는 접종과 사망간의 인과성이 매우 낮다며 백신 접종을 계속 권고하고 있다. 하지만 "목숨까지 걸면서 맞아야 하냐"며 두려워하는 게 현실이다. 이번 사태는 어쩌면 백신 유통과정의 허점이 드러나면서 신뢰 추락을 증폭시킨 측면이 적지 않다.

어제부터 만 62~69세 독감 백신 무료접종이 재개됐다. 지금까지 충청지역 접종 인원은 156만명에 달한다. 대략 대전 54만명, 충남 46만명, 충북 49만명 이상이 접종을 끝냈다. 하지만 꺼리는 사람도 상당수다. 건강에 자신이 없어 꼭 맞아야 할 기저질환자가 오히려 머뭇거리는 상황이다. 국가 보건행정에 혼란이 있어선 절대 안 된다. 질환을 앓고 있거나 고령자들이 불안해하지 않도록 명확한 접종 메뉴얼이 제시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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