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 땅값이 올 3분기 4.59% 올라 전국에서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올라도 너무 올랐다. 아파트 가격도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아파트 가격이 오르면 전세금은 따라 오르게 돼 있다. 행정수도 이전론 등 여러 호재가 겹쳤다고는 하나 상승세가 너무 가파르다. 부동산 가격이 급등하는 바람에 집 없는 서민들의 내 집 마련의 꿈은 점점 멀어지고 있다. '영끌'(영혼까지 끌어 모아 대출)해 투자에 뛰어드는 심리를 이해할 것 같다.

국토교통부가 어제 발표한 3분기 전국 지가변동률을 보면 전국 땅값은 0.95% 상승해 전분기(0.79%) 대비 0.16%포인트 올랐다. 하지만 세종의 땅값 상승률은 4.59%를 기록해 단연 전국 으뜸이다. 이는 전분기 상승률(0.92%)의 4배 수준이다. 서울(1.25%),경기(0.97%) 상승률과도 확연히 차이가 난다. 이쯤 되면 세종시 땅값은 과열 수준이라고 할 수 있다. 세종시 84㎡ 아파트 호가는 11억 원을 넘는 곳도 있다. 자고나면 가격이 오른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행정수도 이전론이 부동산 가격 상승에 불을 지폈다.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지난 7월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국회와 청와대, 정부부처가 통째 세종시로 내려가야 한다"고 행정수도 이전 논의를 제안한 이후 부동산 가격이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섣부른 행정수도 이전론이 집값만 올렸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우려되는 건 부동산 가격이 지속적으로 상승할 경우 행정수도 완성의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행정수도 이전의 기저에 국가균형발전이 자리 잡고 있다. 부동산 가격이 이렇게 오르고서야 국가균형발전을 논할 수 있겠는가. 부동산 가격 폭등은 청년·신혼부부를 비롯한 무주택자들에게는 상대적 박탈감을 가져다주고, 성실한 근로자들에게는 근로의욕을 떨어뜨리고 있다. 부동산 가격을 어떻게 안정시킬 것인가. 현 정부 들어 21차 부동산대책에 이르기까지 평균 한 달 반에 한 번 꼴로 부동산대책이 나온 실정이고 보면 기대를 해도 될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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