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엔디컷 우송대 총장

선거와 입시 결과는 예측하기 어렵다고 한다. 당사자들은 모두 최선을 다하지만 행운은 한 사람만을 택할 뿐이다. 때로는 그 결과가 드라마틱하기 때문에 우리는 ‘운칠기삼’이라는 말로 인간 노력의 한계를 위로하곤 한다. 2020년의 커다란 이벤트인 미국 대선 역시 많은 분석과 예측이 나오고 있지만 개표 결과를 예측하는 것은 어렵다. 선거를 앞두고 시끄러운 여름과 가을을 보냈지만 이번 선거를 1860년 11월 6일 대선에 뒤지지 않을 만큼 역사적인 대선이라고 보는 사람들이 많다. 1860년 당시 미국은 흑인 노예 문제로 인해서 분열됐고 4개의 정당이 대통령 자리를 놓고 경쟁했다. 아브라함 링컨이 39.8%에 불과한 표를 얻었지만 선거인단 중 180명을 확보해 승리했다. 여론조사에 의하면 조 바이든 후보가 이미 279명의 선거인단을 확보한 것처럼 보이나, 선거 전의 여론조사가 실제 결과로 이어질 것이란 보장은 없다.

필자는 미국 대선 결과에 대해 세계의 지도자들과 주식시장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 벌써 궁금하다. 미국 대통령 선거 결과가 바꾸어 놓을 것은 비단 미국 내 이민자, 공장 근로자, 중산층의 삶만은 아니기 때문이다. 미국의 대통령은 전 세계 지도자들과 경쟁 또는 협력을 통해 경제와 무역, 에너지와 환경에 지대한 영향을 미쳐왔으며 각국의 안보와 군비경쟁에서 미치는 영향력도 작지 않다.

1962년 10월에 있었던 13일간의 쿠바 미사일 위기는 필자의 삶에서도 매우 긴장되고 상당히 중요한 사건으로 기억된다. 당시 필자는 미국 공군 대위로 네브래스카 주의 오마하에 위치한 전략공군사령부 본부에서 복무 중이었고, 자칫 핵미사일이 발사될지도 모르는 일촉즉발의 13일이 이어졌다. 1991년 가을, 필자는 전문가들로 구성된 국제기구를 만들고 아르헨티나, 중국, 핀란드, 프랑스, 일본, 남한, 북한, 몽골, 러시아 등과 협력하기에 이르렀다.

필자를 포함한 대부분의 관련자들은 핵무기는 사실상 실효성이 없으며, 핵무기 해체는 보다 강력하게 추진돼야 한다고 본다. 인류의 생존을 위해 절대 넘어서는 안 될 선들이 존재하며, 이런 선을 상기시키고 권력자들의 선택에 제동을 걸 수 있는 민간기구의 노력이 계속돼야 한다. 따라서 이번 대선에서 누가 대통령이 될 것인가, 경쟁국인 러시아, 중국 등과 어떤 협력을 할 것인지, 한국 일본 등 동맹국들과 어떻게 공조할 것인지 등은 필자의 최대 관심사다.

여러분도 분명 관심을 가지고 지켜볼 것으로 안다. 바라건대 이번 미국 대선이 승자와 패자를 가르는 정치적, 이념적 대결이 아니라 대선 이후 한반도 및 동북아시아의 정세는 물론, 세계경제와 안보에 긍정적 변화를 일으키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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