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천안시 봉강천 일원에서 채취한 야생조류 분변에서 H5N8형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가 검출돼 축산농가에 비상이 걸렸다. 국내 야생조류에서 고병원성 AI가 나온 것은 2년 8개월 만에 처음이다. 지난 2018년 2월 아산 곡교천에서 H5형이 검출된바 있다. 지난 8월 수도권 지역 조류 분변에서 AI바이러스가 검출돼 놀라긴 했지만 고병원성은 아니었다. 이번에 검출된 H5N8형은 폐사율이 높고 치명적인 만큼 방역에 만전을 기해야겠다.

농식품부는 확진 판정에 따라 항원 검출지점 반경 500m 이내 사람과 차량 출입금지 명령을 발령했다. 또 반경 10㎞이내 42개 농가 188만여 마리의 가금류 이동도 제한했다. 봉강천 일대와 인접도로에 방역을 실시하고 축사 주변은 생석회를 뿌리는 등 소독작업을 벌였다. 중점방역관리지구내 소규모 농장은 가금류 반출이 금지된다. 천안지역 전통시장내 가금 판매소 운영도 이동 제한일 풀릴 때까지 잠정 중단된다.

AI는 철새, 닭, 오리가 주로 감염되는 조류 호흡기 전염병이다. 고병원성은 법정 제1종 가축전염병으로 일단 감염되면 80% 이상이 호흡곤란으로 폐사한다. AI H5N1(고병원성) 바이러스는 인체 감염 사례도 보고된바 있으며 중국 가금류 시장에서 사람이 감염돼 수십여 명이 사망하기도 했다. AI는 철새가 전파원인 만큼 도래지를 중심으로 예찰 강화와 철통 방역이 급선무다. 사육 가금류로 전파되지 않도록 감염원 차단에 적극 나서야 한다.

겨울 철새 활동이 왕성한 시기에 돌입한 만큼 상황이 엄중하다. 환경부 이달 철새 서식 환경조사에 따르면 국내에 들어온 철새는 충남 서산 간월호 20만 마리 등 대략 57만 마리가 넘는다. 특히 고병원성 AI 발생지역인 러시아 등 주변국에서 철새가 대거 유입됨에 따라 전파 가능성이 어느 때보다 매우 높다. 설마하고 손 놓고 있다간 큰 피해가 우려되는 만큼 차단 방역에 빈틈이 없도록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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