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라운드 떠나 단장 보좌로
“우승은 恨…후배들이 해주길”

▲ 22일 오후 대전시 한화생명 이글스파크에서 프로야구 한화 김태균 선수가 울먹이면서 은퇴 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충청투데이 서유빈 기자] 한화이글스의 영원한 레전드 김태균(38)이 지난 20년간 누비던 정든 그라운드를 떠난다.

22일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KIA타이거즈와의 홈경기를 앞두고 김태균 은퇴 기자회견이 열렸다.

이날 최원호 감독대행과 선수단 대표로 주장 이용규가 참석해 꽃다발을 전달했다.

김태균은 “이번 시즌을 앞두고 1년 계약을 하면서 납득하지 못하는 성적을 낸다면 은퇴를 해야겠다고 결심했다”면서 “시즌 개막 후 얼마 되지 않아 2군으로 내려간 적이 있는데 서산 2군 구장에서 젊은 선수들이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며 확실한 결정을 내렸다”고 전했다.

한화에서의 20년을 회상하면서 감정을 억누르지 못하고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김태균은 “이글스는 내 자존심이었고 자부심이었는데 유니폼을 벗는다고 생각하니 마음이 착잡하다”며 “인터뷰할 때마다 우승의 기쁨을 팬들과 함께하고 싶다고 했는데 약속을 지키지 못한 게 평생 한으로 남을 것 같다. 후배들이 내 한을 풀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태균은 북일고를 졸업하고 한화이글스에 2001년 입단해 일본 프로야구 지바 롯데 말린스에서 뛴 2010~2011년을 제외하고 내내 한화에 몸 담았다.

18시즌 동안 2014경기에 출전해 통산 타율 0.320, 통산 홈런 311개, 통산 출루율 0.421, 통산 장타율 0.516을 기록했다.

김태균은 공식 은퇴 이후 오는 2021시즌 한화에서 단장을 보좌해 구단의 변화를 이끌게 된다.

최원호 감독대행은 “개인적으로 선수가 은퇴할 때의 기분은 시원 섭섭하다는 것이 딱 어울린다”면서 “은퇴 이후에도 다양한 경험을 통해 한화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해줬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한편 김태균의 배번 영구결번 여부는 내년 시즌 중 결정되며 은퇴식도 그즈음해 진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서유빈 기자 syb@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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