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단 독감백신 접종 후 사망사례
의사협회, 접종 잠정 중단 권고
당국, 대국민 설명·대책 등 없어
“책임감 있는 자세 보여야” 주문

독감 예방접종을 맞은 후 사망한 사례가 계속되면서 22일 오후 대전 서구 한국건강관리협회 대전지부에 독감 예방접종(사진 아래)을 하려는 시민들의 발걸음이 뚝 끊겼다. 사진 위는  지난 13일 예방접종을 맞기 위해 겔게 줄을 서 있는 모습(위쪽)과 이날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모습 (아래). 정재훈기자 jprime@cctoday.co.kr
독감 예방접종을 맞은 후 사망한 사례가 계속되면서 22일 오후 대전 서구 한국건강관리협회 대전지부에 독감 예방접종(사진 아래)을 하려는 시민들의 발걸음이 뚝 끊겼다. 사진 위는 지난 13일 예방접종을 맞기 위해 겔게 줄을 서 있는 모습(위쪽)과 이날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모습 (아래). 정재훈기자 jprime@cctoday.co.kr

[충청투데이 송해창 기자] 독감백신 접종 후 사망사고가 잇따르자 보건당국을 성토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인과관계 파악뿐만 아니라 보다 책임감 있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는 주문이 거세다.

22일 보건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후 5시 기준 독감백신 접종 후 사망사례는 20건이다. 지난 16일 인천에서 사망자가 나온 후 고창, 대전, 목포, 제주, 대구, 광명, 고양, 서울 등 전국에서 사망사고가 발생했다. 대전에서만 20일·22일 두 차례 비보가 전해졌다.

연이은 사고에 대한의사협회는 독감백신 접종 잠정 중단을 권고했다.

의사협회는 22일 긴급기자회견을 열고 “국민 불안을 해소하고 안전하게 예방접종을 시행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하는 것이 우선”이라며 “사망과 백신 인과관계가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23일부터 29일까지 국가예방접종을 유보할 것을 권고한다”고 말했다.

지역에서는 ‘백신 공포’를 넘어 보건당국을 성토·불신하는 목소리가 거세졌다. 상온노출 등 논란에 사망자까지 발생했음에도 뚜렷한 대책이 없다는 지적이다. 특히 인과관계 파악을 넘어 대국민 설명, 접종 중단 등 적극적 역할이 부족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대전에 거주하는 이모(43)씨는 “최근 어머니와 함께 독감백신을 맞았다. 이상증세는 없으나 불안감이 크다”며 “보건당국은 ‘인과관계를 파악하고 있다’는 말뿐이다. 그저 불안에 떨어야만 하느냐”고 토로했다.

충남에 거주하는 김모(29)씨도 “의사협회가 (독감백신) 접종 중단을 권고했다. 보건당국의 선제적인 조치가 아쉽다”며 “백신 논란이 줄이었음에도 대책이 전무하다. 예방접종 컨트롤타워는 당국”이라고 지적했다.

보건당국은 사망자와 백신 간 인과관계 파악 후 조치를 취한다는 입장이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22일 국회에서 열린 종합감사에서 “백신 접종과 사망 사이에 아직 구체적인 연관성이 확인되지 않았다”고 거듭 강조했다.

접종 중단 관련 질문에도 “사망자 보고가 늘었지만 직접적 연관성은 낮다는 것이 피해조사반의 의견이다. 사망원인과 그 내용을 바탕으로 전문적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충청권 백신 접종인원은 90만명에 달할 전망이다. 접종인원은 이번주 초 기준 △대전 30만 2259명 △세종 4만 7435명 △충남 21만 8853명 △충북 25만 5800명 등 82만여 명이다.

지역 의료계 관계자는 “기존 추이를 감안하면 오늘(22일) 충청권 접종인원은 90만명 내외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송해창 기자 songhc@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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