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윤기 대전시 비상대비과장

▲ 김윤기 대전시 비상대비과장

지난 2월 19일 전국적으로 코로나19 확진자 15명이 발생하자 정부에서는 감염병 위기경보를 ‘심각’ 단계로 격상했다.

대전시는 사태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곧바로 다중이용시설에 대해 방역체계를 가동했고, 505여단 장병들은 ‘심각’ 단계 발령 이전인 2월 17일부터 이미 대전복합터미널에 열화상카메라를 운영하기 시작했다.

이어서 3월 7일과 9일에는 대전역 2개소, 서대전역 1개소에 군장병들이 투입됐고, 3월 18일 지하철역 3개소에는 교육사령부, 군수사령부 소속 20여명의 장병들이 투입돼 열화상카메라를 운영하기 시작했다. 3월 9일부터는 32사단 화생방지원대 장병들이 다중이용시설을 대상으로 방역을 시작했다. 화생방제독차와 등짐펌프, 손걸레 등을 이용해 도로와 건물내부 바닥, 화장실, 의자 등 사람들이 접촉하는 모든 곳을 꼼꼼히 닦으면서 코로나19 바이러스 침투를 막는 첨병 역할을 했다.

방역 현장에는 현역 군 장병뿐만 아니라 예비군중대장, 상근예비역, 특전예비군들까지 제복을 입은 모든 시민들이 참여함으로써 5월 3일까지 장장 80일간 1만4177명이 코로나19와 긴 싸움을 벌였다.

5월에는 코로나19의 확진세가 점차 줄어들기도 했지만 천동초와 충남중에 집단 감염이 발생하면서 6월 23일부터 2차 방역에 투입되기 시작했다.

32사단의 협조로 육군화생방사령부 소속의 특수임무부대가 투입돼 학교를 샅샅이 살균하는 힘든 방역을 수행했다.

화생방사 특수임무부대 장병들은 일반 방호복보다 2~3배나 더 두껍고 무거운 방호복을 입은 상태에서 엄청난 무게의 장비를 메고 교실로 들어가 방역 임무를 수행했다.

군장병이 아니면 도저히 할 수 없는 어려운 환경에서 그들은 묵묵히 임무를 수행하는 모습과 방호복을 벗고 잠시 휴식하는 동안 시원한 얼음물을 마시면서 땀을 식히는 그 모습을 지금도 잊을 수 없다.

이들은 잠시의 휴식도 없이 코로나19 집단감염이 발생하고 있던 광주로 향했다. 7월 31일 2차 방역이 마무리된 33일 동안 724명의 장병들이 대전시민의 안전을 위해 고군분투했다.

코로나19가 잡혀가는가 싶었던 7월 28~29일 대전지역에 엄청난 집중 폭우가 쏟아져 서구 정림동 소재 아파트가 침수되는 재난이 발생했다. 505여단 21명의 장병들은 7월 30일 곧바로 수해복구를 아파트 지하실에 들어가 침수된 가재도구들을 정리하는데 구슬땀을 흘렸고 가양동, 판암동, 산내동과 원내동, 문화동, 보문산 송학사까지 크고 작은 수해 피해를 입은 주택가와 농지 복구, 산사태 복구, 하천 쓰레기 제거 등 8월 19일까지 1100여명의 장병들이 시민들의 어려움을 덜어주기 위해 수고를 아끼지 않았다.

수해복구를 위해 조치원에 있는 군부대까지 동참한 결과 지난 2월 코로나19 초기 단계에서부터 수해복구까지 총 6개월간 1만 6000여명의 군 장병들이 시민들이 어려움을 극복하고 다시 일어나는데 큰 힘을 보탰다.

505여단은 정작 군부대의 피해보다 시민들의 피해가 더 위중함을 알고 부대 복구보다는 지역 피해 복구에 우선 지원하는 결단을 보여줬고, 수해 복구에 참여한 장병들 모두가 웃으면서 즐겁게 참여하는 모습은 국민의 군대, 시민과 함께하는 군대의 이미지를 깊이 각인시켰다.

지역 주민들 또한 한결같이 수해복구에 여념이 없는 장병들에게 간식과 시원한 음료를 제공했고, 가양동에 근무하는 한 공무원은 장병들에게 손편지를 직접 보내 감사와 위로를 전함으로써 민·군·관이 서로에게 힘이 되는 하나임을 증명해 보이기도 했다.

앞으로 대전시는 코로나19와 같은 감염병, 태풍, 호우, 지진, 폭설, 화생방 사고 등 시민의 안전을 위협하는 예측 할 수 없는 미래의 위기와 재난에 선제적으로 대비하기 위해 재난 복구장비와 물자를 군 장병들이 초기에 사용하도록 하는 등 군과의 협력을 더욱 강화해 나갈 예정이다. 우리 대전시는 앞으로 어떤 도시보다도 위기와 재난에 강한 도시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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