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이클릭아트 제공
▲ 아이클릭아트 제공

☞갑자기 스산해졌다. 덥던 게 엊그제 같은데 이젠 춥다. 코끝이 알아챈다. '가을 냄새' 이런 감성적인 차원이 아니다. 코가 막혀온다. 비염을 달고 살다 보니 환절기는 그저 '기절기'다. 쉴 새 없이 재채기가 나온다. 평범했던 비염도 이젠 '죄' 같다. 재채기를 시작하면, 어디선가 불편한 시선이 느껴진다. 마스크를 썼지만 손으로 또 가린다. 버스에선 코를 잡고 참아보기도 한다. 코로나 놈 덕분에 '눈칫밥'을 먹다 보니 항상 배가 부르다.

☞감기라도 걸리면 큰일이다. 아픔보다 '의심'이 더 무섭다. 코로나와 증상이 똑같다 보니 덜컥 ‘겁이 난다’. 남들도 ‘겁을 낸다’. 식당 출입은 번번이 '퇴짜'다. 다른 장소도 마찬가지다. 체온계가 가로막는다. 자연스레 '코로나 의심 환자'가 되는 셈이다. 집에 아기가 있어 불안은 더하다. 내가 걸렸다 옮기기라도 하면 끔찍하다. 어린이집도 못 간다. 친구들·선생님에게 옮길까 자체 휴원이다. 어린이집에서도 감기 걸린 아이는 반기지 않는다. 혹 다른 아이에게 옮겼다간 엄마들 원성을 듣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 가족에게 '독감 백신'은 필수였다. 접종 시작 소식과 함께 소문도 들려왔다. '국내에 백신이 얼마 없다', '안 맞으면 끝난다' 이런 이야기들이었다. 그래서 아기 접종부터 서둘러 예약했다. 그러다 상온 노출 문제가 터져 중단됐다. 불안함은 그때부터였다. 하지만 안 맞출 순 없었다. 그래서 맞췄다. 정부에서 "이젠 걱정 말라", "이상 없다"라고 하는 말을 믿을 수밖에 없었다.

☞믿은 게 잘못이었나. 아니면 뭔가 착오가 있었나. 백신 접종을 맞은 뒤 사망한 사람이 늘고 있다. 현재 9명(21일 18시 기준)이다. 10대 고교생도, 대전 어르신도 안타까운 목숨을 잃었다. 질병청에선 선을 그었다. 접종과 사망 간의 직접적인 연관성은 확인되지 않는다는 거다. 하지만 일부는 '아나필락시스 쇼크’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사람들의 두려움은 커지고 있다. ‘백신 포비아’라는 말까지 나돈다. 살려고 맞았는데 죽을 수도 있다니…. 이게 얼마나 허망한 상황인가. 이로써 맞아도 걱정, 안 맞아도 걱정인 상황이 됐다. 코로나는 여전히 상존한다. 백신이 잘못돼 독감까지 창궐하면 답이 없다. 더 철저한 규명이 필요하다. 이미 불안한 상황, 더 이상의 두려움은 필요 없다.

편집부 김윤주 기자 maybe0412@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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