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1부 교육문화팀 서유빈 기자

"우리 극단 연습실에는 땀과 눈물이 서려있어요. 어쩌면 피도?"

인생은 가까이서 보면 비극이지만 멀리서 보면 희극이라는 찰리 채플린의 말처럼 가까이 가지 않으면 보이지 않는 것들이 있다.

우레와 같은 함성소리를 뒤로하고 막이 내려간 후 무대 뒤의 모습이 어떤지 관객들은 알지 못하는 것이 그렇다.

바야흐로 '거리두기'의 시절에는 더욱 문화예술 현장과 관객과의 스킨십이 단절되기 마련이다.

문화예술인들과 현장의 관계자들은 유례없는 무관중 온라인 공연을 진행해야 했을 때도 주어진 환경에서 관객들에게 최선의 최선을 선보이고자 무던히도 애를 썼다.

긴 시간 집중이 힘든 온라인 환경을 고려해 시시때때로 공연 프로그램이 바뀌고 개관과 재개관을 넘나드는 상황에서도 어떻게든 생활 속의 문화예술이 단절되지 않도록 보이지 않는 곳에서 땀을 흘려온 것이다.

취재차 대전시립교향악단의 무관중 공연 현장에 갔을 때 공연이 생중계되는 유튜브에 “단원들의 안전은 안중에도 없느냐”는 댓글이 달렸다는 토로를 들었다.

플룻이나 호른 등의 악기를 연주하는 악단에게 마스크를 쓰지 않고 공연을 한다며 날아든 비판이었다.

코로나 사태를 지나면서 예술을 업으로 하는 문화예술인들에게 유독 엄격한 잣대가 들이밀어졌다.

작은 소극장이나 민간 갤러리의 사정은 훨씬 심각했다.

그들은 공연장과 전시장 등이 삶의 터전이고 먹고살기 위한 생업임에도 불구하고 ‘배부른 소리’라고 치부하는 일부 비난의 목소리로 각종 문화예술 행사는 대책 없이 줄줄이 취소되기 일쑤였다.

지역 문화예술계가 전반적으로 고사 위기를 맞이하자 지난 8월 12일에는 민태권·조성칠 대전시의원을 필두로 ‘방역 안정성 확보를 통한 문화행사 정상화 방안’ 정책간담회가 열렸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1단계로 격하된 이후 공공 문화시설의 문이 열리고 다시 문화행사들이 재개되는 모양새지만 코로나 상황이 악화될 경우 문화예술계는 이른 겨울잠에 들어가게 될까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어찌 됐든 해피엔딩을 맞이하는 동화 속 주인공은 현실과는 거리가 멀기 때문에 모두의 사랑을 받는다.

동화와는 다른 현실을 살고 있는 문화예술인들이 포기하지 않고 지역에서의 행보를 이어가며 관객들은 안전한 환경에서 다시금 사랑하는 문화예술을 되찾을 수 있는 기반 마련이 시급하다.

저작권자 © 충청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