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 우울과 달리 제한적·일시적
분노 등 기분·감정 변화 주된 증상
전 국민 직접적 생활환경 큰변화 요인
기존 우울증 환자·다른 증상 발현시 반드시 병원 찾아 전문가 치료 받아야
과다정보 피하고 적당한 야외활동 도움

▲ 도움말=단국대학교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김도현 교수.

[충청투데이 이재범 기자] 코로나19 사태의 장기화로 건강에 대한 걱정, 생계와 관련된 경제적 문제 등으로 인한 우울 증상을 겪는 코로나 블루를 호소하는 사람들이 증가하고 있다. 코로나 블루의 증상과 해소법에 대해 알아보자.

◆코로나 블루란?

우리가 말하는 블루(blue)도 우울증으로 표현되지만 임상적 치료를 요하는 우울증인 주요 우울장애와 임상 전 단계의 우울증인 블루는 차이가 있다.

주요 우울장애는 우울한 기분 이외에도 흥미의 감소, 자살에 대한 생각, 수면 및 식이의 변화 등 여러 영역에 거쳐 걸쳐 큰 영향이 하루의 대부분 나타나며 2주 이상 지속되는 경우를 의미한다.

반면 블루의 경우에는 주로 기분 및 감정의 변화만 두드러져 우울, 분노와 같은 감정의 변화의 주된 증상으로 나타나게 된다. 임상적 우울증과는 달리 흥미나 생물학적 기능 등의 다른 영역에서의 증상은 제한적이며 지속기간도 일시적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코로나 블루의 원인과 위험인자

코로나19 사태에 사회적 거리두기로 각종 시설의 폐쇄 혹은 운영 중단, 등교 및 직장생활의 변화 등 일상생활에서 큰 변화가 발생한다.

이로 인해 기존의 다른 재난에서 나타나는 재난심리와는 큰 차이가 생긴다. 일반적인 대형 재난 상황에서 재난경험자는 직접 경험자와 그 가족 정도가 직접적 경험자에 해당된다. 집단적 심리의 변화는 대중매체 보도를 통한 간접적 영향으로 인한 감정의 변화를 유발하는 정도이다.

그러나 코로나19 사태에서는 코로나 확진자와 그 가족뿐만 아니라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사실상 전 국민에게 직접적인 생활환경의 큰 변화를 초래한다. 대중매체의 보도 및 기사 수 자체도 증가하고 SNS 및 스마트기기의 발달로 재난과 관련된 대중매체에 노출되는 횟수가 증가해 그야말로 전 국민이 코로나와 관련된 엄청난 직간접적 영향에 노출되고 있는 상황이다.

아직 코로나 팬데믹과 우울증의 연관성은 부족한 상황이다. 하지만 최근 한 연구에서는 팬데믹 전후 우울과 관련된 위험인자로 결혼상태 등의 사회적 지지의 부족, 낮은 저축액 등 경제적 자원의 결핍, 실직 등의 스트레스 인자의 수가 있는 것으로 보고했다.

◆그렇다면 코로나 블루는 치료가 필요 없을까?

앞에서 언급했듯이 코로나 블루는 일시적인 불안, 우울, 분노 등의 감정적 변화만을 초래한다.

그렇다면 코로나 블루는 치료가 필요 없을까? 만일 일시적으로 나타나는 코로나 블루가 확실하다면 치료를 받지 않고 자연적 호전을 기대해볼 수 있다.

그러나 비전문가가 단순히 코로나 블루인지 임상적 치료가 필요한 주요 우울장애인지 판단하기 어렵기 때문에 코로나 블루라고 간주하고 방치만 해서는 안된다.

그렇다면 어떤 경우에 병원에 방문하는 것이 좋을까? 첫째는 기존에 우울증 공황장애 등 정신과적 치료를 받은 적이 있는 경우이다. 코로나 블루나 방역과 관련된 스트레스 등이 기존 우울증, 공황장애 등의 악화나 재발 원인이 될 수 있다.

또 감염에 대한 염려 때문에 병원에 가기를 꺼려하면서 복용하던 약물치료가 중단되거나 기존에 이용하던 상담센터나 정신건강복지센터 등도 영업 중단으로 여러 가지 정신건강 서비스를 잘 이용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스트레스의 지속, 치료의 중단으로 인해 기존에 갖고 있던 병이 악화될 수 있고, 코로나 블루라고 생각했던 증상들이 악화나 재발의 초기 증상일 수 있어 정신과적 치료를 받은 적이 있는 사람은 전문가와 상담을 받을 필요가 있다.

둘째로 우울과 불안 등 감정적인 부분 이외에 다른 증상이 지속될 경우이다. 특히 수일 이상 불면증이 지속되거나 죽고 싶은 생각이 드는 경우에는 반드시 병원을 찾아 상담을 받기를 권유한다.

◆일상생활에서 할 수 있는 코로나 블루를 위한 심리적 방역 대책은?

대한신경정신의학회에서는 심리 방역을 위한 마음건강 지침 10가지를 발표했다.

그중 일부에 대해 추가 설명을 하고자 한다. 감염병 초기 불확실성으로 인한 불안은 당연한 증상이지만 오히려 너무 많은 관련 기사를 찾아보고 소식을 접하는 것은 오히려 불안을 가중시킬 수 있다. 기사로 나온 좋지 않은 사례에 반복해서 노출되면 파국화 같은 인지 오류를 가속화할 수 있고, 많은 기사를 찾아본다고 더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는 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주요 뉴스 몇 개만 확인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또 감염에 대한 공포 때문에 모든 활동을 중단하는 것보다는 집에서 할 수 있거나 방역수칙을 지키는 수준에서 적당한 야외활동을 통해 건강한 취미 생활을 유지하는 것이 정신건강을 유지하는데 도움이 된다.

천안=이재범 기자 news7804@cctoday.co.kr

<대한 신경정신의학회의 심리방역을 위한 마음건강 지침>
1 불안은 지극히 정상적인 감정입니다.
2 정확한 정보를 필요한 만큼만 얻으세요.
3 혐오는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4 나의 감정과 몸의 반응을 알아차리세요.
5 불확실함을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받아들이세요.
6 가족과 친구, 동료와 소통을 지속하세요.
7 가치 있고 긍정적인 활동을 유지하세요.
8 규칙적인 생활을 하세요.
9 주변에 아프고 취약한 분들에게 관심을 가져주세요.
10 우리 서로를 응원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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