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지구 과학벨트에 들어서는 한국형 중이온 가속기 '라온' 구축 사업이 삐걱되고 있다. 우리나라 기초과학 수준을 선진국 반열에 끌어올려 놓을 것으로 기대를 모은 라온 구축 사업이 지연에 지연을 거듭하고 있는 것이다. 현재로서는 언제 중이온 가속기가 가동될지 정확히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한다. 사업기간 연장과 사업비 증액까지 거론되고 있다니 무엇이 문제인지 면밀한 점검이 필요해 보인다.

한국형 중이온 가속기 구축사업은 단군 이래 최대 기초과학 프로젝트로 불릴 만큼 큰 관심 속에 출발했다. 이 사업에 무려 1조5000억 원의 사업비가 투입된다. 하지만 당초 2017년 완공 목표가 틀어지면서 무리하게 사업을 추진한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안팎에서 흘러나왔다. 완공기간을 두 차례 연기한 끝에 2021년 준공으로 계획을 수정했지만 이마저 불가능한 실정이라고 한다. 올해 시험 운전에 들어가야 할 초전도가속기 장치 등이 아직 설치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기초과학연구원(IBS)이 한국형 중이온 가속기 구축 지연을 공식 인정해 과학계의 사업기간 연장설이 사실로 드러났다. 권면 IBS 중이온가속기사업단장이 "내년 말까지 중이온가속기 전체 범위가 다 완공될 수는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힌 것이다. 어제 열린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정부출연 연구기관 국정감사에서다. 권 단장은 예산도 부족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 IBS 노조는 IBS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1000억 원의 추가 예산을 요청했다고 주장한 바 있다.

중이온 가속기 구축 기간이 연장되면 추가예산이 들어갈 수밖에 없다. 물리적으로 완공일정을 앞당길 수도 없는 노릇이다. 과학계에선 너무 무리하게 사업을 추진한 것 아니냐는 얘기가 나온다. 어디서부터 무엇 때문에 차질이 생겼는지 철저한 조사가 불가피하다. 그 바탕위에 향후 일정을 정확히 밝혀 궁금증을 풀어줘야 한다. 책임질 부분이 있으면 응당 책임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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