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도, 휴먼마이크로바이옴 상용화센터 추진
다양한 인체질환과 연관성 밀접
난치성 질환 등 적용 가능 장점
세계 각국서 시장 선점나섰지만
국내엔 의약품전용시설도 없어
충남도 상용화센터사업 예타 선정
산업육성·기업지원기반 구축 지원

▲ 휴먼마이크로바이옴 상용화센터 조감도. 충남도 제공

[충청투데이 조선교 기자] 세계 바이오·헬스 시장이 지난 10년 사이 1조 달러 이상 성장한 가운데 관련 분야 내에서도 신산업으로 손꼽히는 ‘마이크로바이옴’이 주목받고 있다.

마이크로바이옴은 최근까지 연구 결과를 통해 건강과 다양한 질병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사실이 밝혀졌으며 이를 응용한 신산업이 급성장하고 있다.

특히 마이크로바이옴 신약 기술이 2011년 ‘Science지-미래를 바꿀 10대 떠오르는 기술’로 선정되는 등 세계 주요 국가들이 이미 관련 산업 육성에 두 팔은 걷은 모습이다.

충남도는 이러한 여건을 두고 도내 바이오산업 발전을 견인할 신성장동력으로 ‘휴먼마이크로바이옴산업’을 내세웠으며 최근에는 관련 상용화 제품 기술 개발 사업이 예타 대상에 선정되면서 물꼬를 텄다.

도는 마이크로바이옴이 철강과 반도체, 석유화학 등 산업에 이어 도내 핵심 산업의 한 축으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마이크로바이옴의 구체적인 정의와 충남도의 사업 추진 방향 등에 대해 소개한다.

◆마이크로바이오옴 “제2의 게놈”

마이크로바이옴은 크게 사람과 동·식물, 자연환경에 서식하는 미생물과 유전체, 그리고 주위 환경 요소를 포함하는 서식지 전체를 포괄하는 의미를 가진다.

미국 국립보건원(NIH)에서 2008년에 5년간 진행한 인간 미생물군집 프로젝트(HMP)의 보고에 따르면 사람의 대변에는 4180종류의 미생물이 존재하고 구강점막(775종류)과 콧구멍(857종료), 잇몸(1267종류), 질 내(255종류)에도 다양한 미생물이 서식한다.

70kg 체중의 성인 남성의 경우 사람 세포는 30조개인 반면 함께 서식하고 있는 세균은 약 38조개에 달하며 대부분인 99%가 대장에 분포하고 치아에 1조개, 피부, 소장에 각각 1000억개, 위 1000만개에 이른다.

이러한 배경에서 제2의 게놈이라 불리기도 하는 휴먼마이크로바이옴은 비만, 당뇨 등 대사질환과 각종 암 및 감염질환, 알레르기, 아토피 천식 등 면역질환, 치매, 자폐, 우울증 등 신경질환 등 다양한 인체 질환과 밀접한 연관성을 보인다.

특히 이를 바탕으로 △현대의학으로 치료가 어려운 난치성 질환 △코로나19 등 국가재난 수준의 고위험 감염성질환 △항생제 내성 수퍼박테리아 제어 △고령화시대 대비 만성질환의 예방과 치료 △다양한 질환에 대한 기존 임상치료법과 병용치료 시 시너지 가능성 등이 적용 가능한 영역으로 부각되고 있다.

마이크로바이옴 의약품은 다양한 인체 질병의 치료 및 예방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고 있으며 관련 시장은 2018년 5600만 달러에서 2024년 93억 8700만 달러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국내엔 전무한 전용 시설…해외서 임상시험

마이크로바이옴이 세계경제포럼 10대 유망 미래 기술로 선정되는 등 질병 극복의 새로운 해법으로 떠오르자 세계 각국이 관련 산업의 선점을 위해 경쟁을 벌이고 있다.

미국의 경우 이미 2008년 NIH의 주도로 인간 미생물군집 프로젝트를 시작했고 오바마 전 대통령은 임기 마지막 선도 과학 프로젝트로 국가 마이크로바이옴 이니셔티브를 출범했다.

유럽은 2008년 MetaHIT(Metagenomics of the Human Intestinal Tract) 프로젝트를 추진했으며 일본은 2016년 경제산업성 산하 바이오소위원회를 설치하고, 중국은 지난 2017년 주도권을 잡겠다고 선언하는 등 각국에서 정부 차원의 대규모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이러한 움직임 속에 글로벌 바이오산업은 반도체와 자동차, 화학제품을 합한 것보다 시장 규모가 더 큰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국내에는 마이크로바이옴 의약품 전용 시설조차 없어 국내 기업이 외국 시설을 사용해야 하며 대기 시간만 1∼2년이 필요하다.

특히 임상시험에는 20∼30억원이 소요되며 국내 기술의 유출 위험성도 상존하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충남선 “글로벌 시장 선점하겠다”

충남도는 이러한 국내 관련 기업의 어려움 해소를 위해 관련 인프라를 마련하고 연구개발(R&D)을 추진해 글로벌 시장 선점 경쟁에 대응하겠다는 입장이다.

도는 이를 위해 휴먼마이크로바이옴 상용화 제품 기술 개발 사업을 전면에 내세웠으며 최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예비타당성 조사 대상에 선정되면서 가시화하고 모습이다.

해당 사업은 도와 산업통상자원부, 식품의약품안전처, 아산시가 함께 추진하며 휴먼마이크로바이옴 상용화센터 구축과 연구개발을 목표로 한다.

도는 마이크로바이옴 허브구축을 위해 아산시와 함께 천안·아산 KTX역세권 연구·개발(R&D) 집적지구 내 부지(1만 6528㎡)를 마련했으며 이 자리에는 상용화센터가 들어설 예정이다.

상용화센터는 cGMP(미국 FDA 인정 수준의 우수 의약품 제조 관리 기준) 생산시설과 무균·고위험 감염동물실, 스타트업 기업 지원실, 글로벌 기술 표준화 연구실 등을 갖추게 되며 산업 육성 및 기업 지원 기반 구축, 사업화 네트워크 지원 등을 추진하게 된다.

상용화 제품 기술 개발 주요 과제는 △마이크로바이옴 의약품 16건 △마이크로바이옴 건강기능식품 19건 △마이크로바이옴 정밀의료 진단제품 8건 등 모두 43건이다.

예산은 정상 추진 시 2022년부터 7년간 국비 1625억원을 포함해 총 2949억 6000만원을 투입될 예정이다.

도는 사업이 본격화한다면 2806억원 규모의 생산 유발과 함께 1090억원의 부가 가치, 559억원의 소득, 1021명의 취업 유발 등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조선교 기자 mission@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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