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계 출연연구기관 41곳 실태조사
외부갑질 50.5%, 과기부가 주체
내부선 상급자 갑질 가장 많아
"매일같이 겪는다" 일부 응답도

[충청투데이 최윤서 기자] 과학기술계 정부출연연구기관(이하 출연연)에서 대·내외적 갑질 행태가 만연한 것으로 드러났다.

내부에선 상급자 및 보직자가, 외부에선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정통부) 공무원들이 주로 갑질 주체로 꼽히며 실태 조사 및 조직문화 개선이 강조되고 있다.

13일 더불어민주당 정필모(비례대표) 의원이 국가과학기술연구회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조사에 참여한 과기정통부 산하기관 3207명 중 941명(29.3%)이 기관 내부에서 580명(18.1%)이 기관 외부로부터 갑질을 당한 것으로 파악됐다.

주체별로 보면 내부갑질은 주로 직급이 높은 상급자(35.1%)와 직책을 가진 보직자(27.3%)에 의해 발생됐고, 과제 및 업무 책임자(18.5%)가 뒤를 이었다.

산하기관에 대한 외부갑질은 과기정통부 공무원들에 의해 주로 발생됐는데 절반 이상인 50.5%로 집계됐다.

빈도수도 잦은 편이었다. 갑질 경험 응답자 절반 이상이 갑질 행위에 자주 노출됐다.

사진 = 과기부 국정감사. 연합뉴스
사진 = 과기부 국정감사. 연합뉴스

내부갑질은 △가끔 있다(43.9%) △자주 있다(24.5%) △심각하다(13.1%) △매우 심각하다(15.8%)로 나타났다. 

외부갑질은 △가끔 있다(47.2%) △자주 있다(24%) △심각하다(12.8%) △매우 심각하다(13.6%) 등을 기록했다.

심지어 응답자 중 10.6%와 6.0%는 각각 내부와 외부에서 ‘매일같이 갑질을 겪는다’고 응답해 충격을 줬다. 갑질 사례 피해 역시 다양했다.

한 응답자는 “냉장고에 물 넣어놔. 손님 커피 타드려. 나도 커피 한잔 줘. 여기 좀 치워 등의 업무 외 지시나, 정부청사 출장 시 운전수로 대동해 오후부터 건물 밖에서 대기시킨 채 새벽까지 서 있게 했다”고 답변했다.

또 다른 응답자는 “논문을 가로채거나, 관여하지도 않은 사람의 이름을 연구실적에 추가하도록 요구하는가 하면 아무 의논없이 연구과제에서 이름을 삭제하거나 기술료 및 인센티브 배분에서 배제했다”는 주장도 있었다.

이밖에 ‘야, 너, 죽었어’ 등 반말 및 폭언과 함께 ‘근무하는 동안 내가 너 어떻게 다룰지 두고봐라’와 같은 협박, ‘밖에서는 우리 둘을 애인으로 본다’ 등의 성희롱 발언도 조사됐다.

정필모 의원은 “1년이라는 한정된 기간만을 조사했음에도 과학기술계 전반에 갑질이 만연해 있다는 것이 확인됐다”며 “과학기술계 갑질은 인권이나 존엄성을 침해하는 것만이 아니라 실제 업무능률을 저하시킨다는 점에서도 반드시 근절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윤서 기자 cys@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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