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효돈 서산시의회 의원

지난 9월 24일 대산공단 입주기업들의 사회공헌 사업 추진 발표식이 있었다.

지역발전 상생협력 MOU를 체결한지 3년만이다.

구체적인 사업내용은 우선 대산복합문화센터를 2023년까지 건립한 후 이어 서산종합문화예술회관 건립을 단계적으로 추진한다는 것이다. 다소 늦은 감은 있지만 크게 환영할 일이다.

단초는 대산읍 지역사회에서 제공했다.

2005년 이후 대산공단 기업들은 고수익을 내기 시작했고 그 여세를 타고 크고 작은 신·증설이 줄을 이었다. 그런데 이러한 양적 성장의 이면에서는 환경안전문제 역시 비례하여 심각해져 갔다. 주민들의 생활환경은 날로 열악해졌으며 늘어나는 노동자와 그 가족을 위한 교육, 문화, 의료 등 정주여건 조성도 미미하였다. 그 결과 괄목할만한 양적성장에도 불구하고 인구는 오히려 줄어들었고 지역 상권도 기대만큼 활성화되지 못했다.

그 와중에도 개별공장 내에선 운동장, 주차장을 허물어 굴뚝이 세워지고 공유수면과 보존녹지도 공장용지로 변해갔다.

항간에선 '돈은 지역에서 벌고 소비는 도시에서 한다'는 볼멘소리가 커지기 시작했고 급기야 갈등의 조짐까지 보이자 기업에서 해결방법을 고민하기에 이른다.

기업의 이윤에 대한 지역사회 환원에 더해 공유수면, 보존녹지의 개발에 따른 개발이익의 일정부분을 공익사업을 통하여 지역사회에 환원하라는 주민요구에 기업이 움직이기 시작하였다.

1996년부터 2005년까지 SK그룹이 울산대공원을 조성하여 울산광역시에 기부 채납한 사례와 2007년부터 시작하여 2012년 1단계, 2019년 2단계로 GS칼텍스에서 시행한 여수지역의 복합 문화공간 예울마루 조성사업이 사례가 되었다.

기업의 사회공헌 활동은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역할에 기인해야 한다. 일방적으로 기업이 은혜를 베푸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대산공단의 기업들은 지난 10여년 동안 천문학적인 호황을 누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석유화학 경기가 침체된 지금에서야 사회 공헌사업을 발표한 것은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최근 몇 년 동안 대산공단에서는 크고 작은 사고가 끊이지 않고 발생하고 있다. 환경안전문제의 확실한 해결과 담보가 전제되어야 한다. 맹정호 시장의 고민도 여기에 있었을 것이다. 환경안전 문제의 해결과 사회공헌 사업 이 두 마리 토끼를 어떻게 잡을 것인가? 맹 시장은 환경안전분야 8500억원 투자와 총괄적인 정밀안전진단을 이끌어 낸 후에 환원사업을 발표했다. 조금은 안심이 되는 대목이다.

기업들도 이젠 탓하고 미루는 자세는 지양해야 한다.

'수 조원 세금을 내는데 국가와 지자체가 해야지 왜 우리가 해야 하나'라는 식의 자세는 상생발전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인지해야 할 것이다.

국가 역시 대산공단을 재주나 부리는 곰으로 취급하고 수 조원씩 단물만 빨아서는 안 된다.

대산공단에서 발생하는 연간 국세의 단 10%만 투입해도 현재 예비타당성 조사 중인 대산우회도로 개설과 국도 38호선 확장공사, 가로림만 해양정원 조성사업을 다 하고도 남는다.

문제는 시간이다.

대산공단 참여사 26개 기업이 의견을 모아 계획을 발표하는데 만도 3년이 걸렸다.

그에 반해 몇 조원이 투입되는 기업의 증설공사는 1년도 채 걸리지 않는다.

기업들의 의지에 달렸다는 것이다.

기업들이 장기간 숙고를 거쳐 약속한 만큼 예정대로 추진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나서 지역사회와의 상생발전에 앞장서는 모습을 보여주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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