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법 매입 천안오성고 인근 부지
교육당국, 땅 활용 위해 보강공사
아직도 40% 가량 제대로 활용 못해
교육계 일부 “예산낭비 소지 있다”

[충청투데이 이재범 기자] <속보> = 교육당국이 편법으로 매입한 천안오성고등학교 인근 송유관 매설 부지를 활용하기 위해 별도로 10억 2000만 원의 예산을 들여 보강공사를 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5일·7일자 12면 보도>

7일 천안교육지원청 등에 따르면 교육지원청은 지난 2017년 천안오성고 외부환경개선공사 명목으로 10억 2800여만 원을 집행했다.

당시 공사는 그해 5월 2일~8월 25일까지 이뤄졌는데 충남도교육청이 신규로 매입한 5171㎡ 규모의 부지에서 이뤄졌다.

해당 부지는 총 5필지로 도교육청이 2015년 9월경 17억 4600여만 원에 매입한 곳이다.

이 가운데 3필지인 2411㎡ 아래에는 송유관이 매설돼 있었다.

땅 매입을 추진한 도교육청 전·현직 직원 5명은 최근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 위반(국고 등 손실)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상황이다.

그런데 교육당국은 대한송유관공사와 협의해 송유관 매설에 따른 지상권을 일시 말소하고 매입하는 편법을 써가면서까지 땅을 매입하고도 2년 넘도록 활용하지 못하고 있었다.

이유는 송유관이 매입 토지의 중앙을 지나가는 데다 땅의 상당 부분이 경사면으로 돼 있었기 때문이다.

감사원이 2018년 발표한 ‘공직비리 기동점검 감사 결과’에서도 “해당 토지를 사용하기 위해서는 5~7m의 추가 매립을 해야 하나 이는 송유관 관리상 불가능하여 교실 건축 및 주차장 조성 등 학교용지로 사용할 수 없다”는 결론이 나왔다.

이에 교육당국은 옹벽시설(경사로 있는 부분에 토사가 흘러내리지 말라고 콘크리트 벽채를 쌓는 공사) 52m, 아스콘 포장 6.09a, 인조화강석 포장 272㎡, 휀스 196m 등의 시설공사를 진행했다. 이후 이곳에는 풋살장 1개소, 농구장 1개소 주차장 등이 들어섰다. 그럼에도 현재 송유관 매설 부지의 40% 가량은 산책로와 텃밭으로 쓸 뿐 제대로 활용을 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를 두고 교육계 일부에서는 “쓰지도 못하는 땅을 산 것도 모자라 그 땅을 활용하려 추가 공사를 한 부분은 예산낭비의 소지가 있다”고 지적한다.

이에 대해 교육청 측은 현재 천안오성고에서 교실 증축 공사가 진행되고 있는데 교실 증축은 (송유관이 매설된) 부지가 있었기에 용적률이 나와 가능했던 부분이라는 입장이다.

천안=이재범 기자 news7804@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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