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아트랩대전 이덕영 작가]
벽면 채운 공사장 파이프 눈길
집·비둘기 등 일상서 소재 찾아

▲ 이덕영 작가. 이응노미술관 제공

[충청투데이 서유빈 기자] “자연은 그 자체로 자연스러운 건데 오히려 너무 규칙적인 것들이 주는 불편함을 말하고 싶었어요.”

6일 대전고암미술문화재단 이응노미술관 M2프로젝트룸에서 2020 아트랩대전 다섯 번째 순서인 이덕영 작가의 전시가 관람객들에게 첫선을 보였다.

전시장 한쪽 벽면을 가득 채운 공사장 파이프는 작가가 평소 지나다니던 건물 외벽에 어느 날 ‘유해 건물’이라는 딱지가 붙은 모습을 보고 느꼈던 이질적인 기분을 전시 공간에 생생히 옮긴 것이다.

이 작가는 “작품들에는 복잡한 구조물과 인물들이 있지만 처음 그릴 때 복잡하게 그려야지 생각을 갖고 그린 건 아니다”라면서 “작품을 처음 상상했을 때 구조적인 이미지가 떠올랐고 가벼운 주제로 시작했다”고 전했다.

지극히 일상적인 풍경은 언제나 작가에게 영감을 주며 이번 전시에서도 작가 본인의 집이나 비둘기, 공사장에 부서진 전선들과 같은 일상을 소재로 삼았다.

작가는 “일상을 그림에 그대로 입히기보다는 내 속의 판타지와 규칙들을 섞어 넣는다”며 “작품 속 인간들은 성별이나 계급 구분도 없이 몸뚱이 그 자체다. ‘비둘기 인간’도 깊게 생각하면 상실의 인간으로 볼 수도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올해 대전문화재단 차세대 아티스트로도 선정된 이덕영 작가는 코로나19 이후 크고 작은 제한을 겪고 있지만 포기하지 않고 새로운 길을 그려나갈 생각이라고도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전시를 찾을 관람객들에게는 “작은 전시장을 어떻게 꾸며 나갈지 고민하면서 다음 전시까지 고민하는 기회가 됐다”며 “전시장에 처음 들어왔을 때 관람객들이 좀 더 불편함을 느꼈으면 좋겠다. 그럼으로써 특별한 경험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2020아트랩대전 이덕영 작가의 전시는 오는 27일까지 열린다.

서유빈 기자 syb@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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