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희 청주시 세정과 세입팀 주무관

세무 부서에 근무하는 나는 평소 '세금'에 대해 자주 생각한다. 나라마다 세금의 종류와 세율, 납세 의무자를 달리 규정하기도 하는데 이 세금은 국민들에게는 악한 제도로 인식되기가 쉽다. 열심히 벌어서 번 돈을 거의 세금으로 낸다는 생각이 지배적일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기 때문이다.

세금과 동떨어져 있는 국민은 아마도 많지 않을 것이다. 최소한 지방세에 속하는 주민세, 자동차세, 재산세는 내고 있다. 세금은 국가를 운영하는 데 필수적인데 근대 국가에만 세금 제도가 있는 게 아니라 아주 오래전 약 2000년도 훨씬 전에 이미 세금 제도가 있었다고 생각하면 놀랍기도 하다.

2000년 전에 요셉이라는 사람의 일대기 속에서 세금 제도를 볼 수 있다. 요셉은 이스라엘에서 이집트 땅으로 노예로 팔려 가서 이국땅에서 음모에 의한 감옥살이를 하고, 종살이를 했지만 어느 곳에 있든지 항상 성실하게 자기 일을 했다. 희망이 보이지 않을 수도 있을 요셉의 일생에 중요한 시기가 찾아오게 된다. 요셉은 해몽을 잘하는 것으로 알려졌고, 드디어 이집트 왕의 해몽까지 완벽하게 해준다.

꿈의 내용은 살진 일곱 암소가 강가에서 올라와 풀을 뜯어 먹고 있는데 흉하고 파리한 다른 일곱 암소가 나일강에서 올라와서 아름답고 살진 일곱 소를 잡아먹는 꿈과, 한 줄기에서 무성하고 충실한 일곱 이삭이 나오고, 그 후에 또 가늘고 동풍에 마른 일곱 이삭이 나오더니 그 가는 일곱 이삭이 무성하고 충실한 일곱 이삭을 삼키는 것이었다.

이에 요셉은 애굽 온 땅이 7년 동안 큰 풍년이 들겠고 이후 7년은 전의 풍년을 잊어버릴 만한 큰 흉년이 든다는 꿈 해석과 함께 대비책을 안내한다.

이때 요셉은 풍년 기간에 5분의 1을 거둬들여 비축해 놨다가 흉년 시기에 팔아서 백성을 도왔는데, 마침내 이집트와 이스라엘 지역에 돈이 떨어지면서 토지를 팔아 먹을 식량을 사가게 됐다. 당시 이집트는 오늘날 미국처럼 강대국이었기에 이집트의 흉년은 전국에 영향을 미치게 됐다. 요셉은 그 토지에 국민들이 씨를 뿌려 추수의 5분의 1을 나라에 내도록 하는 토지법을 세우게 됐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이 토지법이 당시 백성들에게 만족할 만한 제도였다는 것이다. 요즘 부동산에 대한 제도가 수시로 바뀌며 혼란스럽기도 한 상황인데 제도가 수시로 바뀐다는 것은 국민이 만족할 만한 제도가 아니며 어느 곳에선가는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음을 증명하는 것일 것이다. 요셉과 같은 인물이 2000여 년이 지난 이 시점에 필요해 보인다. 나도 뚜렷한 대안을 낼 수는 없지만 부동산 정책과 그에 대한 세금 제도를 보면서 백성이 내면서도 만족할 만한 기준이 무엇일까 생각해 보게 된다. 내 자녀들, 미래 세대들에게 세금으로 인해 힘들지 않고, 먹고사는 것으로 인해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 그런 세상을 물려주고 싶은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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