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권 식수원인 대청호 문의수역 조류경보가 '경계' 단계로 격상됐다. 문의수역 내 유해 남조류 세포수가 경계 단계 기준(1만개/㎖)을 2주 연속 초과한데 따른 조처다. 관심단계서 경계단계로 격상한 것은 조류 번식이 심상치 않다는 의미다. 관계기관 예찰 결과 지난달 21일 2만1174개였던 남조류 수가 1주일 후인 28일에도 1만7258개로 조사됐다. 조류 발생에 따른 독성 물질은 검출되지 않았다지만 먹는 물 관리에 비상이 걸린 셈이다.

조류증식 원인은 올 여름 긴 장마때 대청호 유역에 내린 엄청난 강우량이 한 요인으로 보인다. 염양염류가 대량 유입되고 강한 일사량의 영향으로 조류가 번식하기 좋은 조건을 제공한 탓이다. 올 장마로 대청호엔 3만3800㎡의 어마어마한 쓰레기가 유입됐다. 최근 5년 평균 유입량의 4배가 훨씬 넘는 규모다. 2002년 태풍 루사 이후 18년 만에 가장 많은 쓰레기양이란다. 수거 처리비용만 수십억 원에 이를 정도니 수질 악화도 어쩌면 예견된 일이다.

금강환경청은 조류경보 상황을 관계기관에 신속히 전파하고 예찰과 모니터링을 강화했다고 한다. 주 1회에서 2회로 횟수를 늘리고 냄새발생 여부도 체크한다. 먹는 물 안전을 위해 취·정수장에선 수심별 선택 취수와 고도정수처리를 하게 된다. 아직까지 수돗물에서 냄새가 난다는 민원이 접수되지 않아 천만다행이다. 6개 취·정수장의 원수와 정수 분석 결과도 기준치 미만으로 관리되고 있다니 안심이 된다.

조류저감 대책과 함께 수질 악화 차단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수돗물에 대한 불신이 생기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다. 당장 급한 조류제거 작업과 아울러 오염 배출원 관리도 소홀해선 안 된다. 대청호 일대 주민들의 적극적인 협조가 필요한 대목이다. 식수원이 오염되는 일이 없도록 계도와 캠페인도 신경을 써야 한다. 조류와의 전쟁을 되풀이 할게 아니라 이참에 보다 근본적이 종합처방이 수립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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