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부터 오는 26일까지 20일간 열리는 2020년도 국정감사(국감)에 국민들의 눈과 귀가 쏠려있다. 북한의 해양수산부 공무원 피격 사건을 비롯해 추미애 법무부 장관 아들 군 휴가 특혜 의혹,국가 부채 비율, 공공기관 낙하산 인사 등 짚고넘어가야할 이슈가 산적해 있다. 코로나19사태로 불가피하게 국감 일정이 축소됐다고는 하나 허투루 넘어갈 수는 없는 노릇이다. 국정 전반을 살피고 비판하는 국감 본래 취지를 살리기 위해서라도 한 치의 소홀함이 없어야겠다.

오는 20일 열리는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의 과학기술계 국감이 졸속우려를 낳고 있다는 보도다. 국감 일정을 들여다보니 제대로 국감을 벌일 수 있을지 의문이 든다. 과방위 국정감사 계획서엔 정부출연연구기관(출연연)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직할기관 53곳에 대한 국감 일정이 20일 하루로 잡혀있다. 국감은 대덕연구개발특구 내 한국전자통신연구원에서 진행되는데 53개 기관 가운데 국가과학기술연구회 등 19개 기관만 출석한다. 나머지는 본원대기나 화상연결 한다는 계획이다.

이렇게 많은 피감기관을 대상으로 하루 만에 그것도 6시간 안팎에 국감을 치를 수 있을지 모르겠다. 국감은 오전 10시에 시작해 오후 4시에 마무리한 뒤 현장점검에 들어갈 계획이라고 한다. 단순계산을 하면 피감기관 한 곳당 6~7분의 시간이 주어지는 셈이다. 보통 이틀간 진행했던 예년의 국감과 비교된다.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 문제, 각종 연구 비위 행위 등 점검할 사안이 쌓여있다. 겉만 훝고지나가는 국감이어선 곤란하다.

비단 과방위 만이 아니다. 여러 상임위원회가 현장 감사를 생략하거나 기관 증인을 대폭 줄였다. 비대면 감사도 열린다. 감염병 방지를 위한 선제적 조처다. 코로나시대에 국감방식은 달라질 필요가 있으나 본질만은 훼손돼선 안 된다. 국감을 마치면 국감평가결과가 나온다. 그때 부실국감, 수박 겉핥기 국감이었다는 말이 나오지 않도록 충실히 임해주기 바란다.

저작권자 © 충청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