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미옥 청주복지재단 상임이사

'지속가능발전'이란 단어가 유행처럼 사용되었던 적이 있다. 환경 보호에서 시작된 용어로 인간이 빈곤과 차별 없이 행복한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다양한 영역에서 지구를 보존하는 것을 의미한다.

'지속가능'을 담보하는 세상은 환경파괴 없이 자연자원이 보존되며, 사회안전망이 잘 작동하여 사회적 약자들이 안전하고 인간다운 삶을 누리는 세상이다. 이런 지속가능한 세상은 그냥 주어지는 것이 아니다.

산업혁명 이후 불과 200여 년 사이에 일어난 급속한 산업화와 인구증가, 대량 소비로 인해 파괴된 오늘날 지구의 모습을 보면 우리가 지키지 않으면 지속가능한 미래는 보장되지 않는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2020년 초반에 시작된 코로나-19는 여러 면에서 우리 사회에 돌이킬 수 없는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최근 'UN SDG 이행보고서'는 코로나-19로 인해 저개발국가의 경제적 어려움, 비정규부문 노동자의 실직, 아동 영양실조, 영세농가들의 피해, 약자에 대한 폭력, 차별과 사회 갈등이 심화 될 것을 예측했다(UN 2020). 우리 사회도 코로나 확산을 막기 위해 공공 사회서비스 및 산업 전반을 닫으면서 사회 갈등과 복지 사각지대는 늘고 있다.

가족에 의한 장기간 돌봄이 노인, 장애인, 아동에 대한 학대와 방임이 늘어나는 주요 원인이 되고 있다. 특히 주거 환경이 열악한 취약계층의 경우 장시간 좁은 공간에서 함께 생활함으로 인해 높아진 스트레스가 학대와 방임으로 이어지고 있다.

실제로 아동을 죽음에 이르게 한 심각한 학대 사례와 정신장애인과 장애인 가족이 굶어 사망하는 비극적인 사례도 나타나고 있다.

코로나 사태가 장기화되고 있는 이즈음 방역을 위한 셧다운 만이 능사인지 생각해볼 때다.

전화나 스마트 기기를 사용한 의료 및 복지서비스는 편리하지만 분명 한계가 있다. 디지털 문맹 세대도 존재한다. 취약계층은 대부분 디지털 스마트 기기를 보유하고 있지 않다. 디지털 원격교육이 교육격차를 높이고 있기도 하다.

대면 서비스가 꼭 필요한 대상자에게는 다른 대안이 없다. 비대면 서비스를 진행하겠다는 것은 서비스 제공을 하지 않겠다는 것과 같다.

복지 사각지대를 없애고 기본적이고 인간적인 삶을 살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은 생존과 직결된 문제이다.

사람이 지속가능해야 나라도 지속가능하다. 소외와 자살, 학대와 방임이 만연한 사회는 지속가능한 사회가 아닐 것이다.

지속가능한 사회를 위해서는 장기화되는 바이러스의 공격에 대비하는 대면, 비대면을 모두 고려한 재난 대응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사회적 취약한 계층의 경우 어린아이에서부터 노인에 이르기까지 스트레스와 답답함, 두려움에 잠식당해 있다. 희망이 필요한 시점이다. 코로나 19로 인해 사회복지 전달체계가 전반적으로 멈추었다. 이로 인해 서비스에 의존하던 많은 대상자가 어려움을 겪고 있고, 상황이 길어지면서 이들이 직면하는 위험은 심각해지고 있다.

지금이 취약계층에 대해 더 관심을 가지고 챙겨야 할 때다. 사람은 함께 살아가는 동물이다. 가족을 넘어 사회적 관계를 형성하고 소통하면서 살아간다.

그렇지않으면 정신적으로 건강한 삶을 유지하기 어려워진다.

약하고 어려운 사람들을 챙기며 함께 살아가기를 도모하는 사회가 진정 지속가능한 사회일 것이다. 요즘 같은 우울한 시기에는 함께하는 사랑과 관심이 필요하다. 더불어 살아갈 희망이 절실하다. 모두 함께 힘을 내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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