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S일렉트릭, 경영난 이유로 임금 5천원 인상 제시…구 회장은 상반기에만 ‘43억’
노조 “코로나로 인한 희생, 직원에게만 강요” vs 사측 “회장 보수, 임단협과 별개”

[충청투데이 이재범 기자] <속보>= “회장과 임원들은 회사 실적이 좋았다고 수십억 대의 보수를 받아가면서 직원들에게는 고작 5000원의 임금 인상을 제시한다는 게 말이 됩니까.”

<9월 29일자 12면 보도>

LS일렉트릭(옛 LS산전) 천안사업장 노동조합이 임금 및 단체협약(이하 임단협) 과정에서 회사 측과 마찰을 빚으며 천막농성에 들어간 지 40여 일을 맞고 있다. 그런데 노조원들이 이토록 강경하게 맞서고 있는 배경에는 회사 고위급 임원들의 도덕적 해이(모럴 해저드)에서 기인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5일 LS일렉트릭 천안사업장 노동조합 등에 따르면 LS일렉트릭 노사는 지난 5월부터 임단협을 진행하고 있다. 양 측은 호봉승급분 2.8% 포함 7% 임금 인상안(노조), 호봉승급분 2.8%에 5000원 인상안을 제시하며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수차례에 걸친 협상에도 양 측의 이견은 좀처럼 좁혀지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고용노동부 천안지청과 충남노사민정협의회에서도 중재를 시도했지만 접점을 찾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회사 측은 5000원 인상에다 코로나19 격려금 70만 원 지급 등을 추가 협상 카드로 내놓고 있다.

하지만 노조 측의 분위기는 싸늘하다. 조합원들은 사측이 코로나19로 인한 희생을 현장 직원들에게만 강요하고 있다고 반발한다. 특히 구자균 회장을 비롯한 임원들이 지난해보다 많은 보수를 받아간 것으로 확인되면서 조합원들의 반발이 극에 달하고 있다. 실제 지난 8월 금융감독원의 전자공시에 따르면 구 회장은 올해 상반기 지난해 받은 40억 3700만 원을 뛰어넘는 43억 2600만 원의 보수를 받았다.

LS일렉트릭은 올해 상반기 1조 2338억 원의 매출과 792억 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작년 상반기와 비교해 매출은 12.2%, 영업이익은 9.8% 증가했다고 한다. 이런 상황에서도 오히려 회사 측은 임단협 과정에서 경영의 어려움을 토로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한 조합원은 “회사가 그렇게 어렵다면 경영진부터 고통을 분담하려는 노력을 해야 하는 것 아니냐”며 “임원이나 이런 분들은 임금을 100% 씩 올려가면서 우리에게는 동결 수준으로 제시한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납득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회사 측 관계자는 “(회장의 보수 부분은) 임단협과는 별개의 문제로 봐줬으면 한다”면서도 “보수를 과하게 받아갔거나 하게 되면 법으로 처벌을 받는 것 아니겠느냐. 노조가 금액이 크다는 주장을 할 수는 있겠지만 법적으로 횡령을 하거나 사리사욕을 도모하거나 과하게 부정을 저지른 부분은 없다”고 말했다.

천안=이재범 기자 news7804@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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