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도 축소·금리 인상 등 방침에 일부선 “코로나 미고려” 불만

[충청투데이 이심건 기자] 은행권이 신용대출 속도 조절을 위해 금리 인상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은행 대출자들은 코로나19(이하 코로나) 와중에 빌릴 수 있는 돈이 줄고 이자는 높아지는 황당한 상황이라며 볼멘소리를 내놓고 있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앞서 금융당국이 신용대출 관리방안 마련을 주문하면서 각 시중은행이 관련 방침을 발표하고 있다.

우리은행은 주력 신용대출 상품인 '우리 주거래 직장인대출' 최대 금리우대를 1.0%에서 0.6%로 0.4%p 낮췄다.

해당 상품 우대금리 조건에서 공과금·관리비(0.1%)를 삭제하고 우량기업으로 선정된 기업에 부여하던 금리 혜택을 0.4%에서 0.2%로 줄인다.

또 주거래기업 역시 0.2%에서 0.1%로 혜택을 낮춘다.

아울러 연말까지 진행하려던 우량기업 임직원 신규 유치(0.1%) 이벤트도 서둘러 끝내기로 했다.

우대금리가 사라지면 대출을 받는 고객들이 내야 하는 이자는 그만큼 더 많아진다.

카카오뱅크도 지난 25일부터 직장인 신용대출 최저금리를 연 2.01%에서 연 2.16%로 0.15%p 인상했다.

지난 18일 케이뱅크도 일반신용대출 금리를 0.10%p, 마이너스통장 금리는 0.20%p 올려 각각 최저금리가 연 2.11%, 2.61%로 인상됐다.

KB국민은행도 29일부터 주요 신용대출 한도와 우대금리를 모두 낮춘다.

국민은행은 일반 직장인 기준, 신용대출과 마이너스통장(마통)의 총한도가 3억원이다.

'KB 직장인든든 신용대출'은 한도가 3억원이기 때문에 이 대출을 한도까지 받으면 마통은 쓸 수 없는 구조다.

그러나 최근 신용대출과 마통이 급증하면서 이 전체 한도를 줄이라는 금융당국 압박에 따라 한도도 줄이고 우대금리도 낮추고 있는 것이다.

앞서 금융당국은 신용대출 리스크를 관리하기 위해 주요 시중은행에 신용대출 관리 계획을 지출하도록 요구했다.

한국은행의 '8월 중 금융시장 동향'을 보면 은행권의 신용대출 잔액은 5조 3000억원 증가해 2004년 이후 가장 큰 폭으로 늘었다.

은행들의 금리를 인상을 두고 고객들은 “코로나로 힘든데 부담스럽다”는 불만이 목소리가 나온다.

지역 경제계 관계자는 "금융당국의 이번 신용대출 관리방안이 일부 빚을 내 부동산이나 주식에 투자하는 수요를 잡기 위한 측면은 이해한다”면서 “하지만 코로나로 고통받는 서민들은 대출 한도가 줄고 이자가 높아져 불만이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이심건 기자 beotkkot@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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