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새벽 집합금지 조치 해제 후 대학가 상권 주점 풍경
술집 테이블 다닥다닥 붙어있어
공원·놀이터 음주도… 시민우려↑

▲ 26일 대전 유성구 충남대 궁동의 대학로 앞 주점에 시민들로 가득찬 모습. 사진=윤지수 기자
▲ 26일 대전 유성구 충남대 궁동의 대학로 앞 주점에 시민들로 가득찬 모습. 사진=윤지수 기자

[충청투데이 윤지수 기자] “술집이 다시 늦게까지 연다고 해서 친구들과 간만에 모였어요.”

26일 오후 9시 유성구 궁동 충남대 인근 대학로는 조용했던 낮과는 달리 날이 어두워지자 시민들로 붐비는 모습이었다.

앞서 대전시는 코로나19(이하 코로나) 확산세가 진정되면서 지난 21일부터 대전지역 노래방과 유흥주점 등 고위험 시설 업종의 오전 1시~5시 집합금지 조치를 해제했다.

다시 새벽 영업이 허용되면서 대학가 상권 주점 곳곳은 큰 노랫소리와 화려한 조명으로 활기를 되찾은 분위기였다. 거리를 오가는 시민들은 대부분 마스크를 착용했지만 가게 내부에서는 무용지물이었다. 대부분 술집에는 삼삼오오 무리지은 손님들로 테이블 절반 이상이 가득 찼으며 일부는 만석으로 인해 손님들이 가게 앞에서 입장을 기다리기도 했다. 대형 포차 등의 가게 곳곳은 감염 확산을 의식한 듯 테라스를 비롯한 모든 창문을 열어 놓고 있었다.

한 차례 영업 제한 조치에 주점들은 발열체크와 QR코드 확인 등 조치를 강화했지만 곳곳에선 느슨한 모습이 목격되기도 했다.

일부는 이야기를 하거나 술을 마시기 위해 마스크를 턱에 걸치거나 종업원만이 마스크를 쓴 채 영업을 이어갔다. 대학생 정모(22) 씨는 “술집이 다시 늦게까지 영업을 한다고 해서 친구 생일파티도 있고 오랜만에 밖에 나왔다”며 “마스크를 쓰는 게 일상화됐지만 술집에서는 얘기하고 술기운에 더워서 마스크 쓰는 건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거리두기 역시 지켜지기 어려운 모습이었다. 최소 1m 간격을 확보해야 하지만 술집 테이블은 다닥다닥 붙어있었다. 술집 앞과 골목에선 4~5명의 무리들이 흡연을 하거나 침을 뱉기도 했으며 인근 공원과 놀이터에서도 음주를 즐기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일부에선 코로나 방역에 느슨해진 모습에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가 연장된 상황에서 정부가 추석 연휴를 코로나 재확산과 진정을 가르는 척도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시민 김모(38) 씨는 “언제까지 일상생활을 막을 순 없지만 곳곳에서 마스크를 쓰지 않는 모습을 보면 답답하다”며 “확진자라도 나타나면 주변인을 비롯해 인근 가게까지 피해가 갈 수 있는만큼 지금은 다함께 노력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윤지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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