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문표 “전군 비상령 내려야”·김태흠 “정부가 정부이길 포기”
성일종 “종전선언… 국민 속인 것”·정진석 “무능·무책임 문제”
충청 野 일제비판… 與, 김정은 사과후 ‘강경→유연’ 입장변화

[충청투데이 백승목 기자] 충청권 야당 의원들이 최근 연평도 실종 공무원 피격 사건과 관련 일제히 문재인 대통령을 향해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다.

대북 규탄 결의 채택을 먼저 제안했던 여당은 북한 김정은 위원장의 사과 이후 기류 변화를 보이고 있다.

국민의힘 충청권 의원들은 ‘무능과 무책임’, ‘우리국민보다 북한이 먼저인가’라고 성토하며 현 정부를 비판했다.

먼저 홍문표 의원(충남 홍성·예산)은 25일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대통령이 전군에게 비상령을 내려야 한다”고 촉구했다.

홍 의원은 “우리 국군이나 해경, 정부은 뭐 했느냐”며 “경고방송을 하고 함대가 접근을 해야 하는데 우리 공무원이 이렇게 희생을 당하고 있는 처참한 상황에서 그냥 먼 데서 구경만 하고 있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그 다음에 정찰기를 띄우는 등 (대응을 했다면) 저는 죽음까지 가지는 않았다고 본다”며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분노를 느끼지 않을 수 없다”고 비난했다.

김태흠 의원(충남 보령·서천)도 같은날 성명을 내고 지난해 표류 어선 사건을 예로 들며 현 정권이 북한 눈치 보기에 급급하다고 꼬집었다.

사진 = 국민의힘 김종인 비대위원장(왼쪽)이 27일 오후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북한의 해수부 공무원 피격 사망사건 진상조사 요구 1인 시위에 나선 주호영 원내대표를 만나고 있다.. 연합뉴스
사진 = 국민의힘 김종인 비대위원장(왼쪽)이 27일 오후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북한의 해수부 공무원 피격 사망사건 진상조사 요구 1인 시위에 나선 주호영 원내대표를 만나고 있다. 연합뉴스

그는 "지난해 11월 북한 표류 어선의 선원 2명에 대해서는 북한 눈치를 보느라 조사도 하지 않고 허겁지겁 돌려보내더니 정작 우리 국민의 생명을 지키기 위해서는 북한에 아무런 요구조차 하지 못했다"면서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켜야 할 정부가 그것도 입만 열면 '사람이 먼저다'라고 떠들던 정부가 정부이기를 포기한 것"이라고 힐난했다.

성일종 의원(충남 서산·태안) 역시 문 대통령이 언급해온 종전선언에 대해 “대한민국 공무원이 공직 수행 중 총격에 사망했음에도 '종전선언'이라며 마치 남북관계가 좋아진 것처럼 국민을 속인 것”이라면서 “우리 국민이 죄없이 죽어가는 와중에도 자신들의 정치적 이익을 위해 이런 무책임한 말을 해도 되는 것이냐”고 따져 물었다.

정진석 의원(충남 공주·부여·청양)은 “월북이냐, 표류냐, 실족이냐가 중요한게 아니다”라며 “우리 국민이 북한군에게 처참하게 살해되는 상황을 실시간으로 인지하고도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못하고 손 놓고 있었던 정부의 무능과 무책임이 문제다”라고 직격했다.

더불어민주당은 북한의 만행을 용서할 수 없다는 강한 어조를 유지하며 국회 차원의 규탄 결의안 채택을 먼저 제안하기도 했지만, 김정은 위원장의 사과가 담긴 북한 통지문 공개 이후 입장이 눈에 띄게 달라졌다.

민주당 이낙연 대표는 통지문 공개 이후 “변하지 않고 있는 냉엄한 현실은 개선해 가고 조금이나마 변화되고 있는 것은 더 살려 나가는 것이 남북 관계를 위해서 바람직한 우리의 대처 방법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서울=백승목 기자 sm100@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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