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간적 거리두기 방역에 최선
추석연휴 재확산·진정세 고비
“고향방문·역귀성 최대 자제를”

[충청투데이 이민기 기자] 장기화 국면에 빠진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민족 최대의 명절 추석이 '공간적 거리두기' 방역대책에 완전히 묻힐 전망이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와 충북도는 이번 추석 연휴기간(9월 30일~10월 4일)을 재확산과 진정세 등 둘 중 하나의 분수령으로 내다보며 고향방문 또는 역귀성 등의 자제를 강력히 호소하고 있다. 가급적 사람을 만나지 말아달라는 것이다. 충북지역은 26일 168·169번째 확진 판정이 이어지는 등 여전히 '코로나19'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추석 연휴의 시작도 전에 재확산 가능성을 점치는 우려의 목소리와 함께 "거리두기를 실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곳곳에서 터져 나오고 있다.

충북도는 연휴를 앞둔 25일 유흥주점 등 고위험 다중시설 5개 업종의 운영 중단 등 여섯 가지 방안을 발표했다. 핵심은 '동선(動線)'의 최소화다. 특히 김장회 행정부지사는 발표에서 "고향 방문이나 역귀성을 최대한 자제해 달라"며 "최대한 집에 머물러 달라. 여행을 취소 또는 연기하기 바란다"고 요청했다. 연휴 기간 '생이별(生離別)'을 공식적으로 부탁한 것이다. 청주 성화동에 거주하는 A(33세)씨는 "경북 문경이 고향인데…."라며 "어쩔 수 없지 않느냐. 이번 추석은 고향 가족을 만나지 말아야 할 것 같다"고 탄식했다.

충북도의 한 관계자는 연휴 기간을 '코로나19' 재확산 여부의 분수령으로 꼽으며 "최대한 집에 머물러 달라"는 발표를 할 수밖에 없는 불가피한 상황을 이해해 달라고 했다. 뾰족한 대책 없이 '사람을 만나지 말아 달라'는 방안(?)만 되풀이하고 있는 점에 대해 미안한 기색을 보이기도 했다.

사진 = 연합뉴스
사진 = 연합뉴스

8·15 광화문집회 이후 도내 확진자는 85명(총 확진자 169명)이다. 재확산의 도화선이 된 집회를 기점으로 26일까지 확진 판정이 끊이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집회 이후 4주가 지난 16일부터는 진정세로 돌아섰으나 청주, 진천, 영동 등에서 잇따라 확진자가 나오는 등 안심단계는 결코 아니라는 게 충북도 재난안전대책본부의 판단이다. 더욱이 연휴 기간 동안 '공간적 거리두기'가 메아리 없는 외침에 그치면 재확산을 '불 보듯 뻔한' 예정된 수순으로 점치고 있다. '집단감염'의 발로가 될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온다.

성묘 문화도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내수읍에 거주하는 B(42세)씨는 "산소를 찾는 대신 온라인 성묘를 하기로 마음을 먹었다"고 했다. 충북도와 11개 시·군은 장사시설(葬事施設) 온라인 성묘서비스 시스템 가입을 독려하고 있다. 봉안시설의 경우 1일 추모객 총량 예약제가 적용된다. 하지만 금천동 주민 C씨(59세)는 "서울에 사는 아들은 내려오지 말라고 했다"면서도 "마스크 쓰고 산소를 찾을 생각이다. 다른 건 몰라도 성묘를 하지 않을 수 없는 게 아니냐"고 말했다.

거리두기 실천 차원에서 도민들이 인파가 북적일 수 있는 전통시장이나 대형마트 등의 방문을 자제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차례상에도 적잖은 변화가 예상된다. 배달 주문이 보다 간편해졌기 때문이다. 일례로 충북배달앱 먹깨비는 25일부터 청주 육거리 시장, 복대가경 시장, 충주 자유시장 등 9개 점포가 차례상 배달앱서비스를 시작했다.

사상 초유의 이동 없는 추석이 관측되는 가운데 복지사각 지대에 놓인 독거노인에 대한 배려가 더 필요하다는 시각도 나온다. 현재 건강·생활환경이 취약한 독거 어르신은 1만 5220명이다. 이 가운데 집중 안전 관리가 요구되는 독거노인은 6500명 가량이다. 충북도의 한 관계자는 "취약 독거 어르신들이 건강하고 따뜻한 추석을 보낼 수 있도록 도민들도 많은 관심을 가져달라"고 말했다. 충북도는 명절 식품키트 등 후원물품을 전달할 계획이다.

한편 전국 기류 역시 별반 다르지 않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28일부터 다음 달 11일까지 2주간 전국에 적용할 '추석 특별방역대책'을 마련했다. 2단계 거리두기를 그대로 적용해 실내 50인·실외 100인 이상 집합·모임·행사 등이 전면 금지된다. 지역축제와 마을잔치 등을 치를 수 없는 것이다.

이민기 기자 mgpeace21@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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