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장기화로 자금줄 막혀
신규·추가 대출 문의 대폭 확대
포기하고 문 닫는 사례도 커져
주류업계에 타격 받을 가능성

[충청투데이 이심건 기자] 코로나19(이하 코로나) 장기화로 자금줄이 막힌 자영업자들이 '주류 대출'을 찾고 있다.

24일 금융권과 주류업계에 따르면 최근 주류 대출을 문의하는 자영업자가 크게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코로나 사태 이전에는 주류 도매상에게 주류 대출 문의는 하루에 1~2건 들어오는 정도였다. 요즘엔 하루에 적어도 10건 이상씩 문의가 들어오는 상황이다.

한 도매상 관계자는 "거래처 25%가 주류 대출을 쓰고 있다"며 "코로나가 지속돼 신규 문의가 늘어난 것은 물론 대출을 쓰고 있는데 추가로 받을 수 있는지에 대한 문의도 크게 증가했다"고 말했다.

주류 대출의 정확한 명칭은 '장기 대여금'이다. 주류 도매상이 주류 독점 공급을 대가로 자영업자에게 수천만원을 무이자로 빌려주는 돈을 말한다. 도매상은 자영업자의 상권, 업종 등을 분석해 대출 승인 여부를 결정한다. 기존 대출 보유 여부와 신용등급 등을 보지 않는 대신 보증인을 세우는 경우가 많다. 주로 제1금융권에서 돈을 빌릴 수 없을 만큼 신용이 낮지만, 제2금융권은 부담스러운 영세 자영업자들이 주로 활용한다.

짧게는 10개월, 길게는 20개월 이상 계약 기간을 책정하는데, 대출 규모는 매달 주문 액수에 따라 달라진다. 통상적으로 1000만원을 빌리려면 매달 공급가 기준 200만원어치 주류를 도매상에 결제해야 한다. 결제 금액을 맞추지 못하면 고액의 이자가 발생한다.

다른 도매상 관계자는 "주류 업계가 호황일 땐 식당 규모와 매출에 따라 1억원까지도 대출이 나갔다"면 "요즘은 도매상도 사정이 여의치 않아 최대 5000만원까지만 대출을 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를 실시한 후에는 주류 대출을 포기하고 영업을 중단하는 자영업자도 늘고 있다. 매출이 급감하면서 임대료나 전기, 수도요금 등 고정비를 대출로 감당하지 못하는 어려움이 커지자 감당하지 못하고 결국 폐업을 하기 때문이다.

지역 주류업계 관계자는 "자영업자들 사이에서 대출로 언제까지 버틸 수 있겠느냐는 회의론이 나온다"면서 "자영업자들의 어려움은 고스란히 주류업계에 전파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심건 기자 beotkkot@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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