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직형’ 두고 지역 교육계 시끌

[충청투데이 이정훈 기자] 최근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에서 교감 공모제 도입 등 교원승진제도 개편을 논의하자 지역 교육계에서도 논쟁이 커지고 있다.

협의회에서 논의된 교원승진제도 개편 중 교육계의 가장 큰 관심사는 교감 공모제 도입 부분이다.

역량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교감을 할 수 있는 ‘승진의 다변화’라는 긍정적인 효과가 있는 반면 경력과 상관없이 입맛에 맞는 사람에게 특혜를 줄 수도 있다는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는 상황이다.

24일 지역 교육계에 따르면 지난 14일 열린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에선 교감 공모제 도입 등을 골자로 한 교원승진제도 개편 방안을 논의, 이를 교육부에 건의키로 의견을 모았다.

협의회가 논의한 교감공모제 방식은 ‘초빙형(교감 자격증 소지자 대상)’과 ‘보직형(평교사 대상)’이다. 이 중 ‘보직형’이 논란의 중심에 섰다. 보직형은 교육 경력 6년 이상 평교사면 누구나 교감 응모가 가능하고 공모 교감은 임기가 끝나면 다시 평교사로 돌아갈수 있도록 허용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다. 협의회가 개선안을 추진한 이유는 승진제가 가진 폐단을 줄이고 젊고 역량있는 교사가 교감에 올라 교육현장 혁신을 주도할 수 있다는 기대 때문이다.

사진 =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 연합뉴스
사진 =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 연합뉴스

하지만 교감 공모제는 양날의 칼로 작용되는 모습이다. 일부 지역 교육현장에선 오히려 역량이 있는 교사가 교감으로 승진해 더욱 내실있는 교육행정을 펼칠수 있어 반기는 분위기도 있다.

반면 실제 보직형 교감 공모제가 도입되면 기존 승진제의 골격을 크게 흔들 수 있다는 우려가 더 크게 확산되고 있다. 현행 제도에서 교감이 되기 위해서는 승진점수를 모아야 하는데, 담임이나 보직교사를 맡아 승진점수를 모아야 하며 기피지역 근무 등도 필요하다. 교감이 되기 위한 승진점수를 모으기 위해서는 20년 가까운 시간이 필요하다.

하지만 교육 경력 6년 이상이면 산술적으로 20대 교감이 배출될 수 있는 가능성도 존재한다. 특히 기존 승진제도는 경력점수, 근무점수, 연수성적 등으로 객관적인 점수로 돼 있어 주관이 개입할 여유가 없지만 교감공모제는 객관성을 의심할 소지가 많다는 여론도 상당수다.

교감 공모제는 이 같은 승진점수를 모으지 않아도 교감에 오를 수 있고 교장으로 가는 길도 그만큼 수월해 질 수도 있다는 뜻이다.

승진을 위해 담임교사나 기피지역 근무를 하고 있는 교사들과 역차별이 우려되고 특정 출신 승진 등에 대한 우려가 설득력을 얻고 있는 것.

이에대해 시교육청은 본격적으로 해당 사안이 논의가 된 것은 아니라며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시도교육감 협의회에서도 의견을 수렴 절차를 진행하고 있을 뿐 본격적으로 해당 제도를 도입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긍정적인 점과 부정적인 부분에 대해서도 모두 잘 이해하고 있는 만큼 차후 지역 차원에서도 의견수렴이 필요한 부분이 있으면 검토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이정훈 기자 classystyle@cctoday.co.kr

저작권자 © 충청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