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도 충남교육청 교육혁신과장

전문가에 따라 다른 견해도 있지만, 우리 교육계에서 교육 혁신에 대한 큰 움직임은 대략 세 가지 흐름으로 보고 있다. 1950년대의 새교육운동, 1980년대의 열린교육운동, 1990년 이후의 혁신학교운동이 그것이다.

새교육운동은 1950년대에 오천석 박사 등 미국의 교육학자 존 듀이(1859~1952)의 교육 사상에 영향을 받은 학자들을 중심으로 시작됐으며, 광복 후 일제 식민지 교육 잔재를 청산하고 민주주의 교육을 지향한 우리나라 교육 혁신운동의 시초라고 볼 수 있다.

1980년 중반에 시작된 열린교육운동은 1970년대 유신과 군부 독재를 거치면서, 정부의 학교에 대한 통제와 획일적인 국가 교육과정 등을 강요하자 이에 반발한 현장 교사들이 중심이 되어 펼친 참교육 실천 운동이다.

1995년 5·31 교육개혁으로 교육부와 교육청이 정책과 재정 지원을 하며 열린 교실 조성과 교단 선진화 등 정보화에 집중했던 시기를 말한다.

혁신학교운동은 1990년대 후반부터 시작됐다. 당시 실천적인 교사와 학부모들을 중심으로 진행된 농촌작은학교살리기운동에 성공했던 학교들이 모태가 됐다.

현재의 혁신학교는 바로 이런 교육 혁신 운동의 산물로 탄생했다. 혁신학교는 2009년 경기도 교육감 선거에서 당시 김상곤 후보가 선거공약으로 '혁신학교 만들기 공약'을 내걸고 당선하면서 시작됐다.

특히 2017년 대통령 선거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선거공약으로 혁신학교가 채택되면서 100대 국정과제에 공교육 혁신 분야로 포함된 이후 전국 17개 모든 시도에서 운영하고 있다. 현재 전국에서 혁신학교로 지정된 학교는 약 1930개교로 전체 초·중·고 대비 약 16.5%에 이르고 있다.

혁신학교의 운영목표는 즐겁게 배우고 행복하게 살아가는 법을 스스로 깨우쳐가는 교육을 중점으로 한다는 점에서 일반 학교와 다르다. 이를 교육계에서는 학교 운영 체제의 혁신, 학교 교육력 강화, 교육과정과 수업, 평가의 혁신이라고 말한다.

혁신학교 운동이 10여 년 지속되면서 이에 대한 평가도 다양하게 나타난다. 혁신학교에 대한 부정적 평가는 주로 학력 저하에 대한 우려가 크다. 그러나 최근 발표되는 다수의 연구에서는 이러한 우려와는 달리 학생들의 학업 성취도 향상은 물론이고 학생, 학부모, 교원들의 학교 만족도가 많이 향상된 결과를 보여주고 있다.

혁신학교는 단순히 진보주의 성향 교육감의 당선과 함께 시작된 것만은 아니며, 시대의 변화와 함께 공교육이 잘 이루어지길 바라는 교육 구성원들의 요구에 대해 교육 본질에 대해 집중하고자 하는 교사들을 중심으로 한 아래로부터의 실천을 바탕으로 비롯된 것이다. 따라서 혁신학교의 긍정적인 효과는 더욱 발전시키고 한계는 뛰어넘으며 안착시키는 것은 우리 교육의 지난날의 눈부신 성과를 계승하고 부작용을 바로잡는 데 있어 매우 중요한 과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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