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월 피해금 '98억 8000여만원'
서북 작년 전체피해금액 이미 넘어
기관사칭·대출사기·메신저피싱…
경찰, 신고접수시 영역불문 대응

[충청투데이 이재범 기자] 천안지역에서 발생하는 보이스피싱 범죄 피해금액이 100억 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4일 천안동남·서북경찰서 등에 따르면 올해 1~8월 지역에서 전화금융사기 피해건수는 491건에 피해금은 98억 8000여만 원(동남 210건·32억 8000만 원, 281건·서북 66억 원)에 달한다. 이는 피해자 1명이 평균 2012만 원의 재산 피해를 입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특히 피해가 큰 서북지역의 경우 벌써 지난해 전체 피해금액을 초과한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서북서에서 파악한 피해자별 피해 현황을 보면 남성이 전체 피해자의 63.8%를 차지한다. 직업별로는 회사원이 60.1%, 주부 15%, 자영업자 9.7% 순이다. 수법도 다양해지고 있다. 주요 수법은 ‘기관 사칭형’, ‘대출사기형’, ‘메신저 피싱’ 등 크게 3가지다. 기관 사칭형은 경찰이나 검찰, 금감원 등 기관을 사칭해 ‘계좌가 범죄에 연루돼 대포통장으로 사용됐다’며 자금 흐름을 파악하기 위해 지정계좌로 돈을 이체하라거나 직접 현금을 받으러 오는 수법이다.

또 기존 대출금을 일부 상환하거나 새로 대출을 받아 즉시 상환하면 신용등급이 상향된다며 지정계좌로 돈을 이체하라는 방식과 금융기관을 사칭해 대출 승인이 됐다고 한 뒤 피해자에게 기존 대출 기관이라 속이고 2중 대출로 기존 대출을 상환해야 한다는 수법이다.

메신저 피싱은 개인정보 유출이나 인터넷 주소록 탈취를 통해 얻은 정보로 지인에게 금전을 요구한다. 최근에는 자녀나 손주 등을 납치했다면서 금품을 요구하는 수법도 급증하고 있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실제 서북지역의 피해자 가운데 30~60대가 87.3%에 육박하고 있다.

이렇듯 지역에서 관련 피해가 늘자 경찰도 예방활동에 팔을 걷어붙이고 있다. 동남서는 전화금융사기 전담수사팀을 구성하고 매주 TF 회의를 개최해 국내·외 조직 관리책, 대포전화 유통조직 등을 집중 단속할 계획이다.

또 피해 신고 접수 즉시 강력범죄에 준해 수사·형사·여청·지역 경찰 등 영역을 불문하고 총력 대응하기로 했다. 서북서에서도 은행과 관내 주요 기관 등에 경찰서장 서한문을 발송하고 유형별 예방 현수막을 집중 게시할 방침이다.

김의옥 서북서장은 23일 시의회를 찾아 의원들을 대상으로 교육을 실시하기도 했다. 지역민들과의 접점이 잦은 의원들을 통해 예방법을 전파시키기 위해서다. 여기에 피해 예방을 위한 의회 차원의 지원책도 요청했다.

경찰 관계자는 “지역에서 더는 보이스 피싱 범죄가 증가하지 않도록 예방활동에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천안=이재범 기자 news7804@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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